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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에드바르 뭉크

by 하루키

이별의 아픔 속에서만 비로소 사랑의 깊이를 알게 된다. _매일 그림, 날마다 여행 中


*

(작가, 미술 기법, 역사적 배경 등 일체의 객관적 사실을 배제한 하루키의 감각과 추상표현으로 쓴 감상입니다.)

separation.jpg Edvard Munch <Separation>, (1896) 출처:Wiki



+ 하루키 감상

1896년 33세의 에드바르 뭉크는 파리와 베를린을 오가며 작품 활동과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노르웨이보다 노르웨이 바깥 특히 독일에서 그의 (상징주의적이면서 표현주의) 스타일이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무명의 가난한 화가는 서서히 명성이 높아지고 돈을 벌기 시작합니다. 그즈음 한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툴라 라센Tulla Larsen.


12살 연하인 툴라 라센은 노르웨이 오슬로의 부유한 와인 사업가의 외동딸로 그림과 예술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우연한 기회로 오슬로 미술관에서 뭉크의 그림을 접하게 되었고 뭉크의 예술세계에 깊이 빠져듭니다. 그해 가을 툴라는 베를린에서 열린 뭉크 전시회를 방문했고, 뭉크와 정식 인사를 하게 됩니다. 뭉크는 툴라의 신비한 분위기와 자신의 예술세계에 대한 해박한 툴라에 매료됩니다.


첫 만남 이후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집니다. 둘의 만남은 주로 편지를 주고받았습니다. 감정은 깊어져 갑니다. 툴라 는 오슬로에서. 뭉크는 파리와 베를린을 오가며,


12월 11일 뭉크의 생일 전날 밤. 툴라에게 보낼 편지를 완성하고, 마지막 남은 와인을 마시고 잠이 듭니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뭉크는 자신이 몸과 분리되어 하늘 높이 떠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시선이 향한 곳으로 자신이 순식간에 이동되었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풍경.


노르웨이의 여명을 닮은, 어둠을 뚫고 나온 황금빛. 빛이 닿은 풍경은 점멸하듯 금빛으로 변하다 본래의 색으로 돌아온다. 세상은 구불구불한 곡선의 세계. 흰 드레스. 황금 살결을 가진 툴라 라센. 그녀가 지평선 끝으로부터 사뿐사뿐 걸어온다. 그녀가 내딛는 발걸음의 방향으로 길이 생긴다. 길 옆에는 검은 옷의 남자가 서 있었다. 검은 옷의 남자는 그녀를 마주 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가슴에 손을 얻는다.


감았던 눈을 뜨자. 자신의 오른손이 가슴 위에 올려져 있었고, 잠옷이 검은색임을 깨닫습니다. "아. 꿈이었구나"



&



1. 나는 저주받았다. 우리 가족은 저주받았다. 독실하면서 강박적인 기독교 원리주의자 아버지. 그는 어머니와 누나, 동생을 결핵에 걸리게 했고, 정신병자로 만들어 죽였다고 할 수 있다. 살인자. 나의 유년 시절은 죽음. 질병. 외로움뿐이었다. 오~ 검은 천사여. 당신의 방문은 절망이자 희망입니다.


2. 나는 툴라 라센을 알기 전부터 종종 꿈에서 그녀를 만났다. 아니 꿈속 미증유 여인의 현실 속 현현顯現이라 할 수 있을지도. 꿈속 그녀는 (툴라 라센이라 할 수 있는) 항상 말이 없었다. 바람 같았고, 바람으로 만든 동상 같았다. 그녀를 둘러싼 풍경은 곡선이어서 잠시라도 의식이 옅어지려 하면 그녀는 곡선의 흐름 속에 녹아 사라진다. 꿈에서 깬다.


3. 요새 환청이 들린다. 심장소리가 들린다. 왜? 꿈속의 여인, 여신과 같은 여인을 실재 만났지만, 막상 그녀를 잡으면 손안에 쥔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려 사라질 것 만 같다. 이제 시작한 사이인데, 사랑하는 사이인데, 벌써부터 그녀를 잃을까 걱정이다. 그녀와 함께이고 싶다. 함께이고 싶다. 함께이고 싶다.


4. 얼마 전 베를린에서 무역으로 돈을 많이 번 기이한 부자를 만났다. 그는 나의 그림에 반했고 엄청난 작품이라고 거창한 칭찬을 했다. 이어서 저녁식사에 초청을 받았다. 그날 저녁 그의 집에서 저녁을 먹었고, 그는 그의 자랑인양 분더캄머Wunderkammer*를 보여줬다. 희귀한 책과 헌팅 트로피, 유물, 기괴한 물건 등 다양한 수집품들이 있었다. 중앙에는 마치 살아있는 듯한 생생한 새끼 상어가 보였다. 사각형 유리 상자 안에 포름알데히드(방부제)를 가득 넣어 부패하지 않은, 마치 살아있는 것 같은 새끼 상어가 있었다. 새끼 상어와 나는 눈이 마주쳤다.


* 독일어로 '놀라운 방' 또는 '경이의 방'을 의미하는 단어로, 16세기 유럽 귀족과 상류층 사이에서 유행한 개인 박물관을 가리킵니다.


5. 전율과 충격에 집에 돌아오자마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꿈에서 본 것을 바탕으로, 물감이라는 포름알데히드로 꿈이란 비물질계를 물질계로 만들어 보존하자. 몇 백 년을 부패하지(사라지지) 않을 '이별'의 불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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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가 -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1863 ~ 1944, 노르웨이)

+ 전기(1863-1889)

에드바르 뭉크는 1863년 노르웨이 로텐에서 태어납니다. 어린 시절은 불행과 질병으로 보냅니다. 5살 때 어머니를, 15살 때는 사랑하는 누나 요하네 소피를 결핵으로 잃습니다.


어린 시절 잦은 병치레로 학교에 제대로 다니지 못했던 뭉크는 집에서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러한 불행한 가정환경은 그의 예술 세계에 깊은 영향을 미쳤고, 후일 그는 "질병, 광기, 죽음이 내 요람을 지키던 검은 천사들이었다"라고 회고합니다.


1880년대 후반, 뭉크는 파리와 베를린을 오가며 활동합니다. 이 시기 그는 후기 인상주의와 상징주의 예술을 접하게 되었고, 반 고흐, 고갱 등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특히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들의 영향으로, 내면의 감정과 영혼의 상태를 표현하는 데 더욱 관심을 갖게 됩니다.


+ 중기(1890-1907)


1892년 베를린에서 열린 전시회는 스캔들을 일으켰지만, 오히려 이 사건으로 뭉크의 명성은 더욱 높아집니다. 이 시기 뭉크의 가장 유명한 작품 '절규'(1893)를 포함한 '생의 단상' 연작을 제작합니다. '생의 단상' 연작은 사랑, 불안, 질병,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룬 작품들로 구성됩니다. '절규'를 비롯해 '마돈나'(1894-95), '불안'(1894), '멜랑콜리'(1894-96) 등이 이 연작에 포함됩니다.


특히 '절규'는 현대인의 불안과 공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작품이 됩니다. 붉은 하늘 아래 다리 위에서 귀를 막은 채 비명을 지르는 인물의 모습은, 20세기를 관통하는 실존적 불안을 예견한 것 같은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주었고, 이 시기 뭉크의 작품들은 독일 표현주의 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 후기(1908-1944)


1908년, 뭉크는 심각한 정신적 위기를 겪었고, 코펜하겐의 정신병원에서 8개월간 치료를 받습니다. 이후 뭉크는 노르웨이로 돌아와 오슬로 근교 에켈리에 정착합니다. 이 시기부터 이전보다 밝고 차분해진 스타일로 작업을 합니다.


후기의 작품은 자화상과 풍경화가 주를 이룹니다. 특히 에켈리의 자연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해가 비치는 에켈리의 작업실'(1929)은 이전의 어둡고 불안한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 시기의 작품에도 여전히 고독감이 배어있습니다. 깊어가는 고독과 내면의 성찰을 보여줍니다.


1940년 나치 독일이 노르웨이를 점령했을 때도, 그는 고독하게 작업을 이어갔고, 1944년 80세의 뭉크는 에켈리의 자택에서 사망합니다. 자신의 작품 대부분을 오슬로 시에 기증합니다.


+ 비평적 관점

일부 비평가들은 뭉크의 해부학적 부정확성과 미숙한 데생 능력을 지적합니다. 또한 지나친 감정 표출로 보수적인 비평가들은 뭉크의 작품이 지나치게 히스테리컬 하다고 비판합니다. 1892년 베를린 전시회에서 보수 비평가들은 그의 작품을 "병적인 감정 과잉"이라 평가 절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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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주요 특징

1. 사실주의와 인상주의


초기에는 짙은 색조와 어두운 톤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두꺼운 물감을 이용한 질감 표현, 거친 붓질과 불완전한 마무리가 특징이었고, 자연주의적 요소와 감정적 표현의 조화를 시도합니다.

2. 상징주의와 표현주의가 결합한 독자적 화풍

성숙기에는 강렬한 색채 대비를 사용했고, 왜곡된 형태와 굽은 선의 적극적 활용. 감정을 전달하기 위한 비현실적 색채. 단순화된 형태와 평면적 구성을 보여줍니다. 물결 모양의 곡선을 통해 리듬감을 표현합니다.

3. 보다 밝고 안정된 화풍으로 변화

말년에는 보다 밝은 색조와 다양한 색채 사용. 더욱 명확해진 윤곽선. 단순화된 구도와 균형 잡힌 구성. 두꺼운 물감층 대신 얇은 채색 기법을 사용합니다. 자연광 효과를 더 적극적으로 표현합니다.



+ 의식 안의 미술관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녹색 톤이 지배적이며, 하늘의 밝은 청색과 흰색이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작나무의 하얀 껍질은 화면에 밝은 수직선을 만들어내며, 이는 구도적 긴장감을 형성합니다. 물에 비친 나무들의 반영은 부드러운 터치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_Wikipedia

뭉크의 초기작입니다.

절망, 죽음, 고독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명상적 그림이란 생각도 듭니다.

뭉크가 아닌, 다른 화가가 그렸다면 평범한 인상주의 그림 같기도,

뭉크의 작품이라 그런 걸까, 묘한 질감이 느껴집니다.

<보트가 있는 작은 호수> 뭉크의 내면 한 켠. 감춰진 풍경. 갈망 아닐지.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옵니다 ...

SmallLakewithBoatMunch.jpg Edvard Munch <Small Lake with Boat>, (1880) 출처: Wiki





"1915년 오늘 세상을 떠난

러시아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스크라빈은

음악사에서 가장 위대한 기인으로 손꼽힌다" _1일 1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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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라빈만의 뉘앙스, 낭만주의적 허무, 감정과 감정이 교차되는 순간. _하루키


루바토(자유로운 박자 변형)를 과감하게 사용한 곡으로, 현대 연주자들보다 훨씬 자유롭게 템포를 늘리고 줄입니다. 섬세한 다이내믹 표현(작은 음과 큰 음의 대비)이 탁월하고, 극도로 개인적이며 내면적 감정을 드러냅니다. _나무위키
Scriabin plays Scriabin Prelude Op.11 No.13





삶이 고양될지 혹은 무해할지, 의식 안의 미술관을 꿈꾸며 ... 감사합니다. 하루키




+ 출처


[1] 위키피디아: Edvard Munch

[2] Edvardmunch: Edvard Munch

[3] Britannica: Edvard M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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