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 대화 전에 지켜야 할 에티켓

일못러에서 벗어나기

by 보이저

윈도우 11로 내 PC를 업그레이드 하는데 난관에 부딪혔다. 컴퓨터를 잘 다루는 옆자리 동료에게 잘 안되는 부분을 한참 소개하는 중이었다. 갑자기 등 뒤에서 팀장 목소리가 들린다.


OO씨, 이리 와보세요. 이 보고서 좀 같이 보자고!


나랑 한참 대화하던 동료는 머쓱해하며 바로 팀장에게 갔다. 한참 설명하던 나는 어안이 벙벙해질 수 밖에 없었다. 나랑 대화하는걸 팀장이 못 본건가? 아님 내가 무시당한건가? 많은 생각이 머릿 속을 스쳐갔다.





대화 중인 사람을 호출하는 사람의 심리


이런 경험이 처음은 아니었다. 신입사원 때부터 지금까지 이런 일들은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대화 중인 것을 모르고 그 사람을 부른 것은 아닐 것이다. 만약에 그런거라면 주변 사람들에게 정말 무심한 사람이다.


만일 대화 중인것을 알고도 부른거라면 이 사람은 권위적이면서 배려심이 없는 사람이다.


팀장인 나는 언제라도 너를 호출할 수 있고,
너는 내가 부르면 어디서 무엇을 하던 나한테 바로 와야 돼!


팀장이나 임원이 나를 부르는데 안 갈 사람은 없다. 정말로 급한 문제라면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고 부를 수도 있다. 문제는 이걸 내 권위를 확인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 화가 난다. 새 된(?) 기분이라고나 할까... 내가 한참 말하고 있는데 상대방이 전화를 확 끊어버릴 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된다.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대화의 유형


앞서 설명한 사례 외에 내가 겪은 다른 유형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한참 전화로 이야기하는데, 내 옆자리에 슬며시 앉아 나를 쳐다보며 전화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사람
2) 지금 회의 중이거나 운전 중임을 뻔히 알고도 계속 무언가를 채팅으로 물어보는 사람
3) 자기 할 말 다 끝나면, 상대방이 말하는 도중에 갑자기 전화를 끊는 사람
4) 전화 받을 때까지 계속 통화 시도하는 사람
5) 퇴근하려고 짐 챙기는데 붙잡고 물어보는 사람




[1번 사례] : 전화 통화 중 알짱대는 사람


한참 전화하고 있는데 내 근처에서 나랑 이야기하겠다고 얼쩡거리고 있으면 부담이 확 느껴진다. 차라리 약속시간을 정해서 그 때 오면 좋을텐데 그런 배려가 없다. 나는 전화를 빨리 끝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느끼게 된다.

이런 모습은 나만 생각하는 태도이다. 상대방의 전화는 중요하지 않고 나와의 대화만 중요하다는 생각이 밑바닥에 깔린 것이다. 미리 약속을 정해서 그 때 맞춰 이야기하자. 그게 어렵다면 그 사람이 한가할 때 다시 오자.



[2번 사례] : 계속 채팅으로 물어보는 사람


제대로 응대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 할 말만 계속 쏟아내는 사람이다. 회의에 집중할 수가 없다. 막상 대화 내용을 보면 그리 급한 일도 아니다. 운전 중에는 자칫 사고의 위험도 있다.


정말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 사람이 바쁜 시간에는 되도록 물어보지 말자. 빠른 응답이 필요하면 문자 메시지를 남겨 놓자. 그러면 상대방도 바쁜 상황이 끝난 뒤 그 문자를 보고 전화를 주게 된다.



[3번 사례] : 갑자기 전화를 끊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종종 있다. 자기 할 말만 딱 하고, 그 내용이 확인이 되면 바로 끊는다. 상대방 이야기가 다 끝나지 않았는데도 양해도 구하지 않고 끊게 된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당황스럽다. 나를 무시해서 그런가?


마음이 급하더라도 조금만 참자. 상대방의 말이 다 끝나면 인사까지 제대로 하고 전화를 마무리하자. 뮤지컬에서도 공연 끝나면 배우들이 한 명씩 무대에 나와 인사하고 앵콜곡을 부르는 커튼콜을 한다. 그게 다 마무리되야 공연이 끝나는 것이다. 전화도 마찬가지이다. 제대로 마무리 없이 전화를 끊는건 커튼콜 없는 뮤지컬과 같이 된다.






[4번 사례] : 끝까지 통화 시도하는 사람


마치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싸움하는 것 같다. 한 번 전화를 걸면 신호음이 20번 정도 가다 자동응답 메시지로 넘어갈 때까지 통화 버튼을 누르고 있다. 그래도 안 받으면 3번, 4번 계속 통화를 시도한다. 이쯤 되면 스토킹 수준이다.


상대방은 당황하게 된다. 도저히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지금은 통화할 수 없습니다' 자동 문자를 보내도 요지부동이다. 혹시 큰 사고가 터져서 그런건가 공포가 엄습하게 된다. 그래서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보면 별 대단한 내용도 아니다.


전화했을 때 안 받으면 받지 못할 사정이 있는 것이다. 끝장을 보려고 하지 말고 용건을 문자로 남기고 차분하게 기다리자.




[5번 사례] : 퇴근 직전에 물어보는 사람


즐거운 퇴근시간이다. 오늘만큼은 꼭 기분 좋게 퇴근하고 싶다. 무사히 오늘을 넘겼구나 신난다! 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같은 부서 상사가 다가온다.


"이거 한번만 확인해 줄래요?"


즐거운 기분을 잡쳤다. 내용을 보아하니 1~2분 만에 해결될 일도 아니다. 다시 PC 켜고 10분 이상 들여다봐야 하는 복잡한 일이다.

상사라서 차마 싫다고 말할 수도 없고, 입이 나온 상태로 다시 PC를 켜고 자료를 확인한다.


궁금한 것은 미리 물어보자. 아니면 최소한 퇴근 20분 전에는 물어보지 말자. 정말 급한 일 아니면 내일 확인한다고 해서 세상 어떻게 되는 것 아니다. 최소한 그 사람이 기분 좋게 퇴근할 수 있도록 돕자.




마무리하며


많은 분들이 직장생활 하면서 몇 번은 겪으셨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권위적인 상사들의 경우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들도 아마 신입 시절에 똑같은 일을 당했을 것이다. 그게 학습이 되면서 어느새 팀원들에게 갑질하는 것을 따라하게 되었을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들은 정말 하면 안되는 일들이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 나를 무시했다는 생각에 계속 머릿 속에 떠오르게 된다. 결국 그 사람에 대한 나쁜 이미지로 연결된다.


조금만 더 신경쓰고 배려하면 된다. 나도 신입 때 당했던 일이라고 똑같이 행동하지 말자. 나는 달라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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