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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막별 Jan 18. 2023

아이들이 말하는 나.

학년 마지막 날의 기억 한 조각

학년을 마무리하며 마지막 날 '선생님을 부탁해'활동을 했다.

내년 학생들에게 이 선생님이 좋아하는 학생, 화나는 포인트, 1년 동안 같이 지내면서 잘 지내는 꿀팁을 적어 알려주라고 하였다. 아이들이 써낸 말들은 아주 의외였다. '내가 이런 말을 했다고? 믿을 수 없어..' 나도 모르게 내가 자주 쓰는 말 베스트3을 정리해서 여기에 기록해 보겠다.


1. '나도 사람인지라'

- 내가 자주 하는 말이란다. 아이들이 저마다 "나도 사람인지라~화가 나지", "나도 사람인지라~ 이러면 수업을 할 수가 없지~" 이러면서 흉내 내는 데 웃겨서 눈물이 줄줄 흘렀다. 내가 화나면 무조건 '나도 사람인지라~'로 시작한단다. 흥분해 있는 상태여서 이 말을 자주 쓰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나 보다. 아... 이제 내년부터는 의식되어서 못 쓰겠다.


2. '라떼는 말이야'

- 이거는 나도 기억이 난다. 교과 시간에, 특히 사회 시간에 과거랑 비교를 해야 할 때가 많았다. 좀 재밌게 해보려고 '라떼는 말이야'하고 시작만 하면 아이들이 기겁을 했다. 나만 재밌었나 보다.


3. 자~

- 이거는 한 명이지만 신랄하게 썼다. '자~ 쉬는 시간' '자~ 책 펴자~' '자~ 집에 가자' 등등 '자~'로 시작하는 온갖 말을 10절까지 써 놓고 내년 아이들에게 '자~'지옥에 빠질 수 있다고 조심하라고 했다. 미안해..그냥 내가 조심할게.^^


 학년 마지막 날 할 것이 없어서 인디스쿨을 방황하며 찾은 자료였는데, 의외로 너무 재밌었다. 마지막 날 요거로 웃기고, 영상으로 울리고 하니 아주 뿌듯했다. 아, 물론 내가 제일 많이 울었다. 3월이면 또 호들갑 떨면서 마주칠 거면서 한 번씩 울어줘야 끝난 것 같다. 2022학년도도 잘했건 못했던 간에 기억 속으로 잘 보내줬다. 아.. 내년에는 몇 학년을 하게 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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