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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wk eye Jul 20. 2021

9. 여름의 새벽

여름 새벽공기는 겨울보다 맛있다

바야흐로 혹서기 여름이다

올해는 지난해와 반대로 장마가 오는 둥 마는 둥 했다

때문에 우리가 즐길 여름은 더 많아졌다

낮과 밤중 낮의 길이가 더 긴  여름

우리는 얼마나 이 계절에 대해 기다려 왔을까

누구는 싫어하고 또 누구는 좋아하는 계절 여름

아마도 요즘 겨울이 온난화로 인해 매서운 추위가 없어

여름을 기대하지 않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한 해 한 해 여름이 기억난다

10대 때의 여름 20대의 여름 30대의 여름

과연 무엇을 하며 여름을 보냈을까 하며 어렴풋이 기억을 떠올려 본다.


10대의 여름은 무더운 햇볕도 두렵지 않은

왕성한 여름 활동을 한 걸로 기억한다

강과 바다 등 여러 곳의 자연을 누비며, 친구들과 물놀이를 즐겼다.

이때는 두려움도 없고, 걱정도 없는 뇌세포 하나하나가 생기로운 기운을

가지고 있던 걸로 생각된다.


20대의 여름은 낮과 밤이 없이 신나고 그리고 열정적이었다

젊음의 여름 그리고 군대의 여름을 보냈다.

20대 대학시절 군대라는 곳을 직업으로 예약한 나는

정말 후회 없이 놀았다. 스포츠, 연애 그리고 불나방 같은 젊음

20대 초 4년간의 여름이 짧게 지나고 6년간의 긴 여름이

군대라는 정반 되는 곳에서 보내니 서로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었다.


30대의 여름은 무언가에 쫓기듯 보냈다

여름은 여름 자체로 힘들었으며, 30대 여름을 가장 혹독한 경험으로

기억한다. 삶을 지탱하기 위한 몸부림, 휴가 없는 여름

그리고 눈물 젖은 죄책감, 할 말이야 많이 있지만, 그냥 순식간에 지난

가장 어려운 여름이었다. 내 삶에서 가장 더운 여름

인생의 내리막길을 경험한 여름은 그렇게 지나갔다.


40대인 지금의 여름은  더위보다는 새벽의 공기를 느낀다.

새벽 아침은 평소보다 더 여유롭고 해뜨기 전의 맛있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는 게 좋다.

과거의 여름과는 또 다른 느낌의 여름을 맞이한다.

요즘은 여름을 느낄 때 더위라는 것을 즐기는 마음이 생겼다.

등산도 가장 더운 시기에 도전해보고, 밤의 열대야도 즐기러 산책도 하고

여느 계절보다 초록의 절정이 보이는 생기 있는 환경과 모습이 아름답다.

지난주 연차를 내고 여름의 백미인 바다를 즐기고 돌아왔다.

비록 짧은 일정이었지만, 청명하고 맑을 하늘 아래 바다는 김치냉장고의 맥주처럼

차갑고 싱그러웠다. 젊었을 때의 여름바다와 다른 느낌이었다. 소소한 행복이랄까?

비록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지쳐 있긴 하지만, 그래도 견디고 이겨내리라고 믿는다.

내년의 여름은 더욱더 아름답기를 기대하면서 오늘도 아침의 공기를 마시며

여유를 만끽한다.


오늘 문득 아침 하늘을 바라보면서 여름이 그리 싫지만은 않은 이유는

더위를 극복하고 해결하는 추억들이 기억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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