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 메카니즘
‘생각대로 이루어진다.’
‘정신일도하사불성’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
이러한 말들은 마음이 집중되지 않고 산만할 때, 나 자신을 가다듬을 때 의지하며 떠올리는 경구들이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과연 그럴까?’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이 늘 있었다. ’어떻게 믿음이 또는 생각이 마술처럼 그대로 이루어지게 만들 수 있는가?‘ 나에게는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이었다. 이 문제가 석연치 않으니 이를 애써 받아들이고 이용하려는 노력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뇌신경에 관한 최근의 발견들을 접하면서, 특히 뇌신경의 ‘기억의 메카니즘’ 정도만을 이해하고서도 일상경험과의 긴밀한 연결에 나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 ‘정신일도하사불성’의 메카니즘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가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이었다.
어린 에디슨의 엄마 낸시는 아들의 담임선생님 퇴학 통보 편지를 받아든 순간,
“톰은 천재야, 내가 가르쳐야 해.”
이 생각이 머릿속에 박힌다. 그리고는 에디슨이 24세가 되던 해에 낸시는 죽는 순간까지 어린 에디슨의 엉뚱한 질문들을 해결하기 위해 에디슨과 함께 답을 찾는 노력을 그치지 않았다. 에디슨의 천재성은 엄마의 무한한 신뢰와 이 불굴의 교육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나는 믿는다. 엄마 낸시의 이 노력 없이는 에디슨의 천재성이 발휘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엄마의 신뢰와 교육이 어떻게 그의 천재성을 발휘케 하였을까?
먼저 ‘정신일도하사불성’을 가능하게 하는 두뇌 작동의 특성들을 살펴 보자.
1. 뇌신경들 간의 연결 경로는 무한하다, 이는 현대 뇌과학이 증명하고 있다. 연결 경로란 두 신경 간의 연결로(路)를 말한다. 내가 새해의 계획으로 ‘올해는 책을 한권 쓰겠다’는 목표를 정하는 순간 ‘책 쓰기 목표’라는 꼬리표를 단 신경이 하나 나의 뇌에 생긴다. 지금 상태에서 이 신경은 아무 연결 고리를 갖고 있지 않는 이정표 말뚝처럼 홀로 서 있는 신경이다. 그러나 여기에 내가 계획을 세우며 년말까지라는 일정을 세우고 주제를 잡고 소재들을 수집하고 원고를 써가노라면 이 목표 신경에 책 한권을 구성하는 많은 신경들이 연결되며 서서히 책 네트워크가 만들어져 간다. 즉 '책'이라는 고속도로망이 확산되어 나간다.
스티브 잡스는 “두 신경 간의 연결이 만들어진다(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신뢰하라”고 스탠포드대학 졸업축사에서 간곡하게 졸업생들에게 이야기하였다. 이 문단의 첫 구절 ‘연결 경로의 무한성’은 뇌신경의 연결 숫자의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으나 잡스는 경험에서 말했을 것이다. 그는 리즈대의 서예 강의를 도강하면서 배운 서예 지식이 10년 후 매킨토시 컴퓨터의 성공을 견인한 핵심이었음을 회상한다. 그가 대학교 1학년 시기에 학교는 자퇴하였으나 서예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도강까지 하면서 강의를 들었지만 이 서예 지식을 나중에 어떻게 쓰겠다고 목적을 가지고 들은 것은 아니었다. 강의를 들을 당시에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매킨토시 컴퓨터와의 연결을 예견할 수는 없었지만 지나놓고 보니 그 (두 신경의) 연결은 거의 필연적이었다고 말한다. 결국 새해 계획 '책' 도로망이 부산까지 도달하는 것은 필연적이었다고 회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연결에 신경 쓰지 말고 세상을, 내면의 마음(나의 흥미)을, (뇌의 무한한 연결을) 신뢰하라고 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뇌과학적으로는 뇌신경 연결의 무한함을 신뢰하라는 말이다.
2. 우리 인식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감각정보와 기존 기억과의 매칭을 통해 이루어진다. (용어설명; 시뮬레이션(매칭)) 이 매칭틀이 결국 우리의 인식틀(또는 사고틀)이다. 예를 들어, 현재 어려운 상황을 긍정적 낙관점으로 볼 것인가 또는 비관적으로 볼 것인가는 개개인 자신이 선택하는 인식틀(용어설명; 인식틀)에 따르게 된다.
이 인식틀이 우리의 개성을 결정한다. 이 인식틀이 긍정(낙관)적인가 부정(비관)적인가는 어렸을 때 형성되며 우리의 운명을 지배하는 사고틀이다. 최근의 과학적 연구 결과는 이 틀의 차이가 결국 우리 운명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참조; 하버드대 학생들의 50년 추적 실험 결과; 셀리그만 등)
3. 인식틀과 시냅스 가소성 (용어설명; 시냅스 가소성); 이 매칭 사고틀의 작동 방식은 인터넷을 통한 웹 서치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웹 서치에서는 검색 단어를 입력하면 최신의 자료, 또는 자주 채택되는 자료들이 먼저 앞에 뜬다. 우리 뇌도 유사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우리 경험으로부터도 알 수 있다. 웹 엔진은 프로그램에 의해 최신자료들을 우선 띄우지만 우리 두뇌는 시냅스의 가소성에 의해 자연스럽게 최신의 그리고 자주 쓰이는 신경연결, 즉 기억이 잘 떠오르게 되어 있다. 인식틀도 마찬가지이다. 자주 사용하는 인식틀은 쉽게 사용할 수 있으나 오래 사용하지 않던 인식틀은 사용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긍정적 인식틀을 어렸을 때부터 사용한 사람은 이번에도 사용하고 그리고 다음에도 사용하게 되고 결국은 평생 사용하는 인식틀이 된다. 평생 긍정적으로 살 수 있게 된다. 반면에 어렸을 때 부정적 틀을 돌리기 시작하면 그의 개성으로 굳어버리며 평생을 부정적 사고틀에 묶여 살게 된다. 여기서 ‘긍(부)정적 사고틀‘이란 심리학적으로 어려운 난관들 당했을 때, 이 상황을 어떤 자세로 받아들이는가를 말한다.
4, 긍정이 긍정을 부르며, 양의 피드백으로 작동하며 가속이 일어난다. 일단 목표점이 설정되고 나면, 먹잇감을 추적하는 사냥개의 본능처럼 연결 경로 탐색은 거의 본능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생명체의 기본 생존 수단이다. 긍정적 사고틀을 가질 때, 즉, 연결경로가 있음을 믿을 때, 좌절하지 않고 일어서는 인내와 노력이 가능해진다. 에디슨이 만번의 실험 끝에 전구를 발명한 것처럼.
결론적으로 ‘생각대로 이루어진다’, ‘정신일도하사불성’의 메카니즘은 크게 특별한 것이 아니다. 긍정적 사고의 두뇌 작동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