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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Apr 09. 2018

외국어 배울 때 콘텐츠 잘 골라야 하는 이유

문화와 현상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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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공부 편 6>


1. 외국어를 배울 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 

2. 외국어 공부에 좋은 드라마 : 영어 편

3. 외국어 공부에 좋은 드라마 : 결혼으로 배우는 일본어

4. 외국어 공부에 좋은 드라마 : 중국어와 중국문화

5. 외국어와 문화장벽의 상관관계?

6. 외국어 배울 때 콘텐츠 잘 골라야 하는 이유

7. 보면서 배우는 외국어, 이게 최고다


매체의 문화장벽, 함정

정식 교과 과정이라던가, 학원의 커리큘럼에 따라 외국어를 배우는 단계라면 모르지만 일정 레벨 이상의 외국어 실력을 갖추면 반드시 다른 방법을 시도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예를 들어 외국의 박사 과정에 지원한다? 그러면 기본적으로 외국어 레벨테스트를 하게 되지만 아무리 한국인이 날고 기어봐야 원어민을 울릴 외국어를 구사하긴 쉽지 않기 때문에 랭귀지 스쿨에 1년 정도 들어가는 걸 조건으로 입학하게 된다. 그런데 왜 이런 랭기시 스쿨이 운영되는 걸까?


미국 현지 박사과정 + 랭귀지 스쿨 출신들이 말하길 한국, 일본, 중국에는 이런 영어를 가르치는 기관과 과정 자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학원에서 운영하는 외국어 강좌는 수익성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저자가 중국어를 배울 때 레벨 0 클래스는 제가 대충 세보니까 40명 정도였다. 그런데 4 클래스쯤 올라가니까 강사님이 잘 가르치는 편인데도 인원은 셋에 불과했다. 고급 클래스일수록 수강생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것도 파격적으로.


이건 다른 어학도 마찬가지라 토익반은 900점 이상 클래스보다 700점 이상 클래스에 돈 잘 버는 스타강사가 더 많고, 일본어도 통번역대학원 전문 클래스는 그냥 소수로 가는 반면, JLPT N2반 같은 경우에는 사람이 미어터진다.


그래서 외국어를 계속 공부하다 보면, 통번역대학원이라던가 박사과정 혹은 월 80~120 정도 하는 특수 학원에 간다면 모를까, 어느 시점에서 분명히 드라마나 영화의 힘을 빌리게 된다. 그 이상의 표현, 그 이상의 상황, 그 이상의 문화를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특히 첫 세 포스팅에서 말했듯이 잘못 고르면 공부는커녕, 흥미를 잃게 된다. 

외국어에 학을 떼고 신토불이,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를 외치게 된다.


냉정히 말하자면 예전에는 그래도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즘에는 영어 못하면 좋은 학교 가는 것도, 좋은 직장 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좋은 회사의 경우에는 중요한 이슈가 해외에서 터지는 경우가 제법 있어서 영어원문으로 공유되기 때문에 영어를 모르면 아예 일이 안 되는 경우조차 있다. 일이 영어를 안다는 가정하에 진행되는 것이다. 


꼭 그렇지 않아도 영어를 잘하면 구할 수 있는 직업 폭이 늘어나는 건 분명한 사실,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할 필요는 있다. 그렇다면 이왕 없는 시간 쪼개서 공부하는 것, 즐기면서 공부한다면 문화를 고려에 넣고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문화를 고려한다는 것?


저자는 지금까지 외국어를 효율적으로 배우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문화장벽, 문화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물론 우리의 머리가 서울대를 수석으로 들어갈 정도로 좋아서 모든 단어와 문법을 한 번만 보면 외울 정도라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그런 분들은 이 글을 읽지 않으실 것이다. 그리고 (다행히도?) 저자도 마찬가지의 입장이다.


저자가 일본어를 배울 때는 사실 별 생각이 없었다. 만화책 보고 싶어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사전 펴놓고 무식하게 외우고 찾아가며 이 나이까지 한 공부니 그냥 일상이다. 하지만 이 오랜 기간 동안 저자의 의식은 문화장벽을 깨고 한일 양국의 문화 차이를 깨는 과정이었다. 


'요코 상의 신혼생활'이라는 책에는 일본인인 저자가 한국인 남편과 친해지게 된 계기가 나와있다. 농담의 코드가 맞았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봤더니 둘 다 같은 만화를 보고 자랐고, 그래서 화제가 맞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 부부가 같은 문화를 공유하면서 친해졌듯, 문화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외국어와도 빨리 친해질 수 있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콘텐츠는 문화가 만들어낸 산물이기 때문이다.



문화가 콘텐츠를 만드는 법

2009년 '기동전사 건담 (1979)' 방영 30주년을 기념 반다이는 일본 도쿄의 오다이바에 18미터 크기의 1:1 건담을 세웠다.

직접 보면 굉장히 압도적이다. [출처 : 오다이바 건담 공식사이트]

사실 이게 세워질 때는 일본이 또 이상한 짓을 하는구나 정도로 넘어간 모양이지만 이게 연 415만 명 (2016년 기준)의 관광객을 몰고 오고 상권 매출도 크게 올려놓자 건담은 이상한 오타쿠 문화에서 한국의 관광인프라 발전을 위해 참고해야 할 주요한 상품이 되었다. 그래서 여러 나라가 건담 같은 걸 세우려고 시도했고, 중국 같은 경우엔 짝퉁 건담까지 세우기까지도 했다.


하지만 부질없는 짓이다. 


설령 짝퉁 건담을 세우고, 다른 나라에서 비슷한 것을 세워도, 아니 아예 일본과 라이선스를 맺고 똑같은 건담을 세워도 오다이바와 같이 사람이 몰리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건담은 일본 오다이바에 있기에 상징성을 갖는다.


건담이라는 콘텐츠에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문화와 고민이 담겨있다.


딱 한 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맬서스의 인구론은 여러 나라를 괴롭혔다. 한국이 정신 못 차리고 35년간 산아제한 = 아들딸 구별 말고 하나 낳아 잘살자 를 하게 만들었으며 중국이 1 가정 1자녀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런 정책을 추진한 배경에는 맬서스의 인구론이 주는 공포가 있었고, 이 인구론이 탄생한 데는 산업혁명 이후 폭발적으로 인구는 늘어나는데 소득이 줄어 빈곤층이 늘어났고 사회문제가 생기는데서 비롯했다. 


사회 이슈는 콘텐츠 제작에도 영향을 준다. 창작자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에게 영향을 주었다. 

서양권에서는 우주개척 드라마 스타트랙이라는 콘텐츠가 나오는 자양분이 되었다. [출처 : 스타트랙]


일본의 건담을 만든 토미노 요시유키도 마찬가지였다. 버블경제의 성장, 늘어나는 인구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회인프라가 연일 문제가 되었고 그는 이런 사회적 고민을 우주 이민 '스페이스 콜로니'로 풀었다. 


건담의 설정은 이렇다. 지구의 인류가 너무 많이 불어났는데 식량과 자원은 턱없이 부족해서 지구에서 사람이 살 수 없었다. 그래서 지구의 높으신 분들은 인공 영토인 스페이스 콜로니를 건설한 후 흙수저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지원금을 주고 내쫓았다. 이런 배경은 '인류가 너무 불어난 인구를 우주로 이민시킨 지 어언 반세기'라는 건담의 내레이션에서 잘 드러난다. 


그런데 저 건담과 오다이바가 무슨 상관이 있냐고? 


오다이바는 일본 정부가 만든 인공 영토다.


맬서스 인구론에 위기감을 갖던 일본 정부가, 도쿄 집중을 해결하기 위해, 너무 올라가는 도쿄의 땅값, 인구 증가를 해결하고자 네덜란드처럼 인공적으로 영토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이 오다이바라는 인공 영토이다. 


스페이스 콜로니라는 인공 영토로 인구문제를 해결한 건담의 세계관은
인공 영토인 오다이바와 문화와 흐름을 같이 한다.


그래서 오다이바에서 상징성이 살아나며, 다른 나라가 건담을 세워도 그 상징성은 계승되지 않는다

혹 네덜란드라면 모를까.


 기렌은 대량학살을 저지른 후 '모처럼 인구가 줄었습니다, 감사해야죠' 라고 한다. 인구증가를 걱정하던 독재자들을 그대로 담아낸 것, 이것도 문화다 [출처 : 기동전사 건담]

반면 최근의 건담에서는 우주개척은 하되 우주에 나가서 사는 경우는 없다. 왜냐하면 지금은 인구가 줄어드는 세대이기 때문에 인구폭발로 해외를 개척한다는 사고는 시청자들에게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보면서 작품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어야.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된다. 특히 생소한 외국어를 배우는 입장이라면 더 그렇다.


영화상에서 화장실이 어딨냐고 묻는 해리, 외국에서 화장실과 수상한 익명을 John이라고 하는 걸 안다면 포복절도 할 수 있다. 이것도 문화적 장벽이다 [출처 : 트루 라이즈]


매체에 담긴 문화

얼마 전에 '브런치' 시사회에 당첨되어 영화 '레이디 버드'를 봤다. 굉장히 사랑스러운 영화고 밀도도 높았는데 여기서 저자는 문화장벽에 대해 또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우선 영화에 담긴 감성, 영화는 새크라멘토에 사는 소녀 '레이디 버드'가 담아낸 지역의 정경, 대도시에 대한 향수가 그대로 담겨있다. 이 영화가 이렇게 밀도가 높은 이유는 감독이자 배우이며 시나리오 작가인 '그레타 거윅'이 새크라멘토 출신이기 때문이다. 즉 작품에는 창작자의 경험이 반영된다.

그레타 거윅은 이렇게 자신의 경험과 감성을 콘텐츠에 풀었다. 이것을 이해하는 순간 작품의 맛이 변한다 [출처 : 레이디 버드]

또 하나는 문화적 장벽에 관한 이야기다. 이 영화의 배경은 2002~2003년이다. 이때 미국은 911 테러로 인해 경제 침체가 발생하고 사회적 동력이 떨어진 시대였다. 아들과 아버지가 같은 직장, 같은 포지션에 면접을 봐야 하고 우울증 환자들이 부쩍 늘어난 시대였다. 클린턴의 경제부흥기가 끝나고 70년대부터 이어진 빈부격차가 극대화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때다.


이 우울함을 이해할 수 있어야 영화의 맛이 더 살아난다. 그래서 이 영화는 감독인 그레타 거윅과 동년배이면서 911의 후폭풍을 아는 사람이 대사를 이해하기가 쉽다


외국어 배울 때는 단순히 언어만이 아닌 문화를 이해하는 통찰력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 그만큼 매체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작품을 고를 때는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문화적 배경을 가진 작품을 골라라


그래야 외국어 공부라는 험난한 과정에서 조금이나마 효율적으로 외국어를 배울 수 있다. 더 나아가서 문화와 함께.


다음번에는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문화장벽을 깰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길었다. 조금만 더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이메일 : inswri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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