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쟁과 평화에서 중국의 위치
노컷뉴스 <뒤끝 작렬, 전화도 안 받는 시진핑>
1. 이번 평화협상에서 중국이 배재되고, 남북미의 3자 회담이 이뤄지는 것이 공식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놀란 나머지 왕이 외교부 부부장이 북한으로 달려갈 정도죠.
연합뉴스<다급히 중국에 달려간 왕이>
이대로 협상이 진행된다면 세계적으로 큰 움직임이 있을 것입니다. 바로 중국 포위망이 완성되는 거죠.
중국은 북한 입장에서는 그리 좋은 상대가 아닙니다. 정권이 무너지면 미국, 일본과 어떻게 갈라먹을지 시나리오까지 짜 놨다는 소리가 드러나버렸죠. 게다가 2012년 장쩌민의 수하 저우융캉이 김정일에게 장성택이 후진타오와 결탁, 김정남을 후계자로 밀기로 했다는 말을 했죠 (아마 이게 장성택이 처형당한 이유 중 하나일 겁니다, 유명한 친중파이기도 했죠).
이후 권력투쟁에서 보시라이가 제거되었고 마찬가지로 장쩌민이 뒷방으로 물러납니다. 추측컨대 지금 중국의 라인, 장쩌민을 배제한 권력 라인은 김정남을 후계자로 삼길 원했고, 김정은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 것입니다.
김정은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후진타오 라인, 즉 이를 계승한 시진핑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래서 중국은 북한에게 좋은 상대가 아닙니다.
일본이 100년의 숙적이고 중국이 1000년의 숙적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말은 왕이가 아무리 난리를 쳐도 중국을 끼워주지 않을 것이라는 말과 동일합니다. 오히려 손을 잡는다면 일본과 손을 잡겠죠. 물론 대한민국이라는 경제투자를 할 국가적 여력과 돈을 갖춘 파트너가 있으니 이쪽이 우선하겠지만요.
까딱하면 중국은 남북미라인에 갇혀버릴지도 모릅니다.
2. 이런 외통수를 피하기 위해 어떻게든 평화협상 및 이후의 추가 협상에 끼고 싶은 중국, 하지만 이후의 협상에서도 중국은 배제되는 분위기죠. 하지만
중국은 평화협상에 참여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6.25 전쟁 당시, 북한이라는 완충지대가 사라지고 미군과 연합군이 중국 국경에 오는 것이 불안했던 중국 공산당은 인민군 참전을 결심하죠.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하면 중국이 연합군과 각을 세우는 일입니다. 언젠가 국제사회의 패자가 되려는 중국에게 이는 바람직한 선택지가 아니죠.
그래서 중국인민지원군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한반도 전쟁에 개입합니다
인민이 정부의 의지와 지시 없이 스스로 북한을 돕기 위해 참전했다는 시나리오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그래서 휴전 합의할 때도 나머지는 미국, 북한의 대표인데 중국의 경우 중국인민지원군의 대표로 사인했습니다.
물론 우리도 사인안했지만 우리는 분쟁지역의 당사자로써 권리를 얻죠. 하지만 중국은 다릅니다.
휴전협정을 파기하고 종전협정에 서명할 자격조차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협상에서 중국이 빠지게 된 것이죠. 물론 맘만 먹으면 끼워줄 수도 있겠습니다만, 적어도 미국과 북한은 중국이 평화협정에 나와서 감도 주세요 배도 주세요 하는 건 원치 않을 겁니다. 앞서 말했듯 북한에게 중국은 절대 믿을만한 파트너가 아니고 미국은 중국을 최대한 견제해서 패권국가로 남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3. 저번 한중 정상회담은 중국에게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남북미 세 나라 중에서 이 평화 레이스에 중국을 태워줄 나라는 오로지 대한민국 문재인 정부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해찬 전 총리가 갔을때 홀대를 하지요. 이후 문대통령이 직접 갔을때는 의전은 챙기지만, 태도는 어정쩡했습니다.
이후의 판문점 선언에서는 남북미, 남북미중이라는 문구가 번갈아 나옵니다. 즉 아예 빼진 않겠지만 중국, 너네 없어도 된다는 뜻이며 이게 왕이가 화들짝 놀라서 북한으로 기차 타고 간 이유일 겁니다.
하지만 아마 제 생각엔 중국 없이 진행될 겁니다. 위에서 <평화협상에 참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이라고 했는데 한 가지 방법이 있긴 있습니다.
중국이 사실 중국인민지원군은 중국의 정식 군대였다고 공표하면 됩니다.
하지만 못하죠. 한국전쟁때 UN연합군과 맞서 싸웠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패권국이 되려는 중국에게 절대 얻고 싶지 않은 타이틀입니다. 그러니 아마 속앓이만 하면서 제발 끼워달라고 러브콜만 보내겠죠. 6.25 때 중공군 개입으로 분단의 아픔을 겪은 우리 입장에서는 샘통입니다.
4. 이건 제 일천한 지식으로 한 추측입니다만 이후 경제적 충격 없이 중국 투자를 줄이고 철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삼성과 LG의 LCD 공장이 중국에서 철수했습니다. OLED는 조건부 투자로 바뀌었습니다.
가뜩이나 고가 LCD 제품이라는 게 있을 리 없으니 단가 LCD는 중저가에 투입되고, 이러니 단가가 안 맞아서 싼 나라서 만들어야 하는데 왜 중국에서 철수하느냐, 미국이 중국에 전천후 관세를 매겼기 때문입니다. 이는 다른 나라에게 보내는 신호에요.
중국에 투자하지 말라는 거예요
이 상황은 한국경제에 장기적으로 보면 호재로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사드보복때문에 된통당한 입장에서 무역 의존도 1위 국가가 중국인 한국은 이 기회를 빌어 중국의 투자를 최대한 철수하고 그 인프라를 개성공단에 넣는게 낫습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동남아 중시 정책과도 통합니다. 여러모로 중국올인이 아니라 동남아 국가와의 동반성장이 정책의 중심에 서있죠. 현명합니다. 주식몰빵같은 것만큼 바보짓이 없습니다. 이미 사드 보복으로 나라가 세게 얻어맞았고 관광산업은 거의 궤멸 수준까지 갔었어요. 이 상황에서 이렇게 일 잘하는 정부가 온리 중국을 외칠리 없죠.
이는 일본의 움직임과도 연결됩니다. 일본이 미국에 가서 철강관세를 없애기 위해 날아갔지만 오히려 미일수지 적자 해결부터 하자는 역풍을 맞았죠. 일본도 발등에 불 떨어진 상황이고, 경제호황에 제동이 걸릴 판입니다.
일본이 지금 북한에 200조 투자하네 뭐네 해서 러브콜을 날리는데 일본은 졸부같이 투자를 합니다. 미래가치가 아니라 당장 얻을 것을 보고 투자하죠(그러니 경제2위, 군사력 3위씩이나 하면서 국제사회에서 대접을 못받는 겁니다).
북한 투자는 그렇게 꿈꾸는 자위대 부활 및 한반도 주둔을 위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기도 하지만 철강 관련 산업 (자동차, 선박, 제철) 공장을 북한에 지어서 관세를 피하고 낮은 임금의 노동력을 써서 단가맞추려는 전략도 있을 겁니다. 북한과 일본은 제법 가깝잖아요? 이는 유일한 동앗줄입니다. 특히 정권이 오늘내일하는 아베에게는요.
5. 오늘 미국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상에 추천했다고 합니다. 남북 위기를 종식시켰고, 이를 문재인 대통령도 추천했다는 것인데 이 말로 미뤄 볼 때
이미 평화협상은 성공적으로 타결됐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구멍가게 계약도 실무협의를 여러 번 거친 후 타결됩니다. 이미 북미 간에 여러 가지 조율은 다 끝나고 이미 도장 찍는 것만 남았다는 것이고 그래서 노벨상을 추진하는 것이에요. 최종 타결 안됐는데 추천하면 트럼프 망신인데 공화당이 자기 목을 죌 리 있겠어요?
이렇게 한반도에 봄이 찾아옵니다.
이메일 : inswrite@gmail.com
PS : 그럼 러시아는 왜 빠지느냐고요? 형식적으로 당시 소련은 북한에 군사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누가 믿겠습니까만은). 하지만 러시아는 중국과 달리 아쉬울게 없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이번 협상에서 가장 얻는 것이 많은 나라예요. 부동항까지 이어지는 물류라인도 남의 나라가 알아서 놔줄 테고, 직결 가스관으로 러시아의 천연가스도 많이 사 줄 테니 얌전히 있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