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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rida Oct 27. 2024

밤은 영원히 이별로 남았다

그녀

그와 그녀는 만나면 떠날 생각만 했다.

포르투의 와인을 마시고, 크로아티아의 햇살 아래 수영을 하고, 캘리포니아에 가면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할 생각에 늘 조금은 들떠 있었다.      


어느 날, 그녀에게 팔베개를 해준 채 천정을 바라보며 그가 말했다.

"우수아이아에 가자"

그는 낮은 목소리로 우수아이아, 하고 한 번 더 읊조렸다.     


세상의 끝.

한여름에도 서늘한 공기가 감도는 그곳은 지금 낮 12시일 것이라 했다.

푸른 하늘과 설산 아랫사람들은 바지런히 사람들은 점심을 준비하겠지. 찬 바람 아래서도 다들 건강한 미소를 나누고, 해가 길어 짧은 밤을 성실히 잠으로 채운 이들은 낮의 노동의 미덕을 채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녀는 그와 언젠가 우수아이아에 가서 함께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고 싶었다. 그 태양 아래서, 너와 이 눈부신 햇살을 일평생 하루 온종일 함께 나누고 싶다고 고백하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그는 떠났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그녀는 우수아이아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우수아이아의 한낮의 거리에 있는 거라고.

그래서 잠들 수 없는 거라고.     


그녀가 가보지 못한 지구 정반대편의 도시.

해가 오래 떠 있어 낮이 긴 그곳.

그곳에서는 우리보다 많은 이들이 불면의 밤을 보낼까.

얼마 없는 밤을 더 알차게 보내기 위해 어둠이 내려앉으면 더 서둘러 잠이 들까.     


우수아이아는 끝내 미완의 도시로 남겨졌다.

그리고 밤은 영원히 이별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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