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거실 소파에 몸을 깊게 누이고 나서야 그는 깊은숨을 토해낸다.
너무 지친다.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거지?
모두가 다 원대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은 아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 어렸을 때부터 대단한 꿈이 있고, 그걸 이루기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지는 않는다.
아니, 그런 사람들이 드물기 때문에 TV든 책이든 대단하다고 떠드는 게 아닐까.
그는 어릴 때부터 무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딱히 없었다.
관심 있는 분야도, 멋있어 보이는 일도 많았지만 그걸 위해 모든 걸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힘든 게 싫다는 건 아니다.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때론 어렵고 힘든 일도 감내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그 끝에 뭐가 있는지다.
명예나 승진이나 돈보다 그는 그저 안정되고 평온한 삶을 원했다.
그가 좋아하는 작고 하찮은 것들로 주변을 꾸미고 싶었다.
세상의 구석구석을 관찰하며 하루를 보내길 바랐다.
그러나 인생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그는 별 거 아닌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인데.
왜 사람들은 그가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고 채찍질하는지 모르겠다.
여기에서 멈춰 서면 안 된다고 닦달하는 이유가 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경주마 같았다.
달리고 싶지 않다.
말발굽을 달고 채찍질당하며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는 레이스를 해야 하다니.
끔찍하다.
이젠 제발 멈추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