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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May 24. 2024

히크만, 골수검사 요추천자 (수술 전)

오전 6시의 기록 

5/2~5/22까지. 

(징글징글했던) 2차 기관의 입원을 종료 5/22일 삼성서울 외래 진료와 동시에 당일 입원수속을 밟았다. 퇴원수속을 급히 하고 마치 피난민이 짐 보따리를 챙기듯 번갯불에 콩을 구워 먹는 느낌으로 재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얼마나 진땀 나던지..... 




바깥에 초록이 보이던 곳에 안착.  




5/22일. 저녁 6시 이후. 

우리는 2인실에 우선 머무르며 기본 피/소변검사, 코로나, 혈액배양검사, 척추 MRI와 엑스레이 등 급한 검사부터 먼저 했다. 밤늦게 끝났고 아이는 힘들어했지만 다행히 밤에 잠은 그럭저럭 자 준 편... 



5/23일. 새 출발 본격적인 첫날. 

이동 침대 동선과 공간이 더 넓은 4인실로 급 이동. 그리고 오전부터 오후 4시에 이르기까지. 각종 초음파, 심전도, CT, 엑스레이, 청력검사 등 아이는 거동이 불가하기에 이동 침대로 이동해야 했다. 공간이 좀 더 넓은 4인실로 이동 (모순이지만 2인실보다 4인실이 넓다니; 2인실 공간의 사용자 경험 불편) 어른인 나도 지치는데 아이는 오죽할까. 왔다 갔다. 몇 십분 쉬고 다시 왔다 갔다 그 와중에 배변이 몇 주 째 힘들어서 좌약으로 버티던 아이는 급기야 '똥이 안 나와'라든지 '발이 안 움직여! 못 걸어! ' 라면서 좌절하고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마지막 청력검사실 앞에서 대기하면서 눈물이 흘렀다............... 아이가 나왔고 나는 쉰 목으로 감기에 걸린 척했다. 



피난민이 따로 없다; 짐 싸기가 점점 익숙해진다. 


배변 좀 잘 되면 좋은데...


검사하느라 힘들고 지치고, 왼 발 안 움직인다고 힘들어하던 너.... 






3개의 수술 동의서를 받았다... 



1. 소아 터널형 중심정맥관 삽입 (히크만 카테터) 

: 항암제나 영양제 등 투여 시 말초혈관으로 약물 투여가 어려운 경우 삽입하는 관으로서 정음의 가슴 부위에 관을 삽입항 그 끝이 심장의 큰 혈관까지 가게 되는 것.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이후 감염 예방을 위해 각별히 소독 및 헤파린 주입 등, 간병이 요주의 된다. (즉... 긴장이 된다 무엇이든;) 


국가암정보센터




2. 골수검사 

: 혈액을 이루는 세포인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을 만드는 기관이 고루인데, 골수기능 이상 유무의 판단 및 종양의 골수 침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함으로 정음은 이 검사를 해야 한다. 영상을 몇 번이고 봐도 적응은 잘 안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Ra33sIYqm_w




3. 소아 요추 천자. 

: 정음의 등은 3 등분된다... 아래에서 약 1/3에 해당되는 척추부위에 바늘을 넣어 뇌압을 측정한단다. 뇌척수액 검사나 항암제를 척추에 넣는 치료를 한다. 그리고 정음에게는 오늘, 이 요추천자를 통해 MTX 항암제가 주입된다. 



서울대 의학 정보 참조 



정음의 등도 3등분 되겠지....





이미 수모세포종 공부 시작하면서 이 세 가지 것들은 Chat GPT 나 간단한 사전 및 레퍼런스 경험담 등을 통해 익혔다만, 막상 동의서에 사인을 하면서 참 묘한 기분이 들더라..... 오늘 이 수술이 행해질 것이라는 것을 안 그이는 회사에서 한번 더 오열했다던데.. 난 이제 눈물이 나지 않는다. 도리어 담담하다. 다만 초 예민함과 동시에 긴장을 할 뿐이다. '주 간병인'으로서 앞으로 감염 예방, 추적 관찰, 기타 등등 정음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겨야 하기에.... (다이어리는 점점 더 빼곡해져 간다. 여기서 나눠준 '희망수첩' (일명 희망신호등) 도 점점 빼곡해져 가겠지..



파이팅........ 더 관리해줘야 함...


알아가야 할 게 여전히 많아진다. 잘 해 보자.... 





새벽 5시 절로 눈이 떠진다. 아이를 살펴보니 쉬를 싸셨다. 2시간에 한 번씩 욕창 방지를 위해 자세를 바꾸어 주고 있다. 3시에 새우잠 자세로 푹잠을 잔 정음은 아니나 다를까 시트와 옷을 적신 채 곤히 잠들어 있었다. 기저귀를 갈고 윗옷과 바지를 벗기고 다시 갈아입힌다. 거동 못한 채 축 늘어진 아이의 34kg의 몸은 의외로 무겁다... 그래도 연습이 제법 된 모양인지 나는 어느새 능숙하게 환복을 시행한다. 경험이 쌓이니 결국 그게 무기가 된다.... 이런 경험적 무기... 인생에서 별로 경험하고 싶진 않지만. 깨끗하게 환복 된 정음과 새 시트를 준비한 채 곤히 잠든 아이를 바라본다... 



오늘 첫 항암제가 투여되는 아이의 몸은 어떻게 변할까. 항암 시작하면 7~10일 면역력이 최저로 떨어지기에 더욱 긴밀하게 열 체크를 해야 한다. 이미 매 시간 열체크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36도 중반에서 37도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아이의 몸. 



어제는 마지막 좌약(?) 선물로 배변을 했는데 , 오늘부터는 스스로 해야 한다. 항암 시작이기에 하루 수차례에 걸친 가글과, 배변 후 좌욕도 해야 한다. 스스로 못 앉는 아이에게 좌욕을 어떻게 시킬지 고민한다... 머릿속은 이미 여러 문장들이 왔다 갔다 하지만 결국 중심 문장은 하나로 귀결된다. 의외로 걱정은 굉장히 생활밀착형이다... 



오늘 오후.. 수술 마치고 난 후에도 이렇게 잘 쉬어 주기를...








새벽 5시 기상. 오전에 간단한 아이 환복, 기저귀, 물품 정리, 열체크 등 기본 행동을 마치고 노트북을 열어 GPT에게 말을 건다... 몇 가지 스터디들 복기하며 앞으론 항암 후 간병 요주의 점, 감염 예방 등등에 대해 긴장하며 반복해서 영상이나 아티클을 읽고 익힌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여러 생각은 밀려온다. 입원 오래 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도 없고 퇴원 후가 더 문제(?)인데 잘 관리하려면...? 집 이사 어떻게 하지... 기타 등등등 



오전 7시가 다가오고 있다. 오전 9시 수술실로 입실 대기인 정음은 아직까진 거친 숨소리를 내며 잘 자 주고 있다. 수술 후 통증이나 별도 부작용 없이 부디 무사히...



오늘 하루도 무사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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