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와 남편 그리고
지수 남편의 친구와 서연은
이제 다정한 동반 파트너가 되어
자연스럽게 매달 25일이면 함께 공을 친다.
운명적 여신이 지수 남편의 손가락에도
힘을 내려주는지 이 라운드만큼은
항상 예약이 잘 된다. 그것도 노캐디로.
스코어보다는 룰루랄라 멋진 가을 경관과
동반자들의 따뜻함에 빠져서일까
서연과 지수의 스코어가 엉망이다.
그래도 깔깔 그저 웃음이 팡팡 나오고 있다.
그만큼 서연도 지수도 그들의 남편도
이 라운드를 즐기고 있다.
"우리 이제부터 돈내기 어때요?"
나인 홀을 돌고 인코스 시작하며
이런 스코어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며
서연이 제안한다.
남자들 내기처럼 돈을 많이 내는 게 아니라
여자들 하듯이 조금으로 해보잔다.
"너무 돈에 예민한 거 아니에요?"
서연이 살짝 눈을 흘긴다.
지수는 깔깔 웃으며
"그러게. 진작에 돈내기할 걸~ "
하하 그저 모두가 즐겁다.
빵빵~ 장타를 자랑하는 서연이
자꾸 실수하니 우리들 마음이 더 안타까웠다.
그러던 그녀도 돈내기를 하면서 돌아온다.
"나이스 샷"
"와우~ 기막힌 샷입니다."
남자들의 환호에 서연이 신바람 나 외친다.
"푸하하하 우린 모두 내기에 강하네요~"
단돈 이천 원에 정신이 번쩍!
땡그랑! 땡그랑! 볼도 잘 넣는다.
하하 얼마나 듣기 좋은 소리인가.
쫄쫄쫄쫄 굴러서 땡그랑! 하하 아 좋아.
서연이 크게 외치며 하늘을 바라본다.
지수도 지수 남편도 그의 친구도
모두 모두 하늘을 올려다본다.
"우아, 구름 사이로 내려오는 빛이 기가 막히네."
지수 남편이 감탄하며 말한다.
"우리를 축복하는 하늘의 계시 같아."
하하. 지수 남편 친구가 서연을 바라보며
기쁘게 외친다.
"들키지 마세요. 그리고 딱 한 달에 한 번만
이렇게 옛날로 돌아가세요."
지수가 첫사랑 그들의 만남이 들통날까 두려워 말한다.
"옛 친구 그립듯이 딱 그만큼입니다."
지수 남편 친구가 들통 어쩌고는 생각도 말라는 듯
안심시키며 말한다.
더도 덜도 말고 딱 지금처럼만
옛 친구 그립듯이 흘러간 사십여 년 세월을
느껴보자며 넷은 오래오래 이런 라운드를 즐기기로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