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사유지(死有地)

죽음이 있는 땅

by 도영

대학을 졸업하고 나니 취업이 바로 되는 것도 아니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렇다고 딱히 여행을 가고 싶은 것도 아니고, 무언가 취미를 만들 의지도 없었다. 그럼에도 작은 변화라도 주고 싶었는데, 그게 바로 새 집으로 '이사'를 가는 일이었다. 나는 햇빛이 잘 드는 방이 하나 있는 빌라를 구했다. 사실 방이 하나 있고, 거실과 부엌이 붙어 존재하는 작은 투룸이나 다름없었지만 그 사실이 내겐 더 만족스럽게 다가왔다. 현관에 딱 들어서면 바로 거실이 펼쳐져 있고 그 끝에는 부엌이 보인다. 부엌 옆에는 세탁실을 포함해 밖을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베란다도 있었고, 그 우측에는 베란다와 거의 맞닿아 있는 느낌의 방이 있었다. 그리고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좌측에 화장실로 들어가는 문이 있는 형태였다. 나는 이 집이 매우 마음에 들어 다른 곳을 둘러볼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바로 계약을 했다. 들어보니 이 주변에 있는 건물은 한 사람의 소유라고 했다. 그러니까 이 주변 동네가 개인 사유지인 셈이다.


입주는 당장 내일부터도 가능하다고 말씀하시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날 바로 짐을 옮기기 시작했다. 물론 짐 옮기는 건 매우 성공적이었다. 이전에 살던 곳이랑 가까워 혼자서 몇 번 왔다 갔다 하며 짐을 옮겼다. 무거운 짐이나 가구 같은 건 전부 큰 것들이 아니어서 차에 실어 옮기면 문제없었기에 큰 어려움도 없었다.

짐을 전부 옮기고 한숨 돌리는 차에 밖에서 빌라를 올려다봤다. 꽤 낡은 빌라라서 가격이 싼 것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조금 암울한 느낌도 들었다. 뭐, 내부가 멀쩡한데 무슨 상관인가 싶다. 막 집에 올라가려고 하는데 이 빌라에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할머니가 눈에 보였다. 할머니는 빌라에 들어가려던 발걸음을 멈춰 나를 돌아봤다. 아주 오래된 옛날 한복을 입고 있는 할머니였다. 전통 옷을 참 좋아하시나 싶었지만 정말 낡아 보이고 오래된 옷이었기에 그냥 제일 좋아하는 옷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안녕하세요?"

눈이 마주치자 괜히 어색해진 기분이라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인사를 했다. 할머니는 무표정으로 대답을 하지 않으셨다.

"어…, 오늘 새로 이사 왔어요."

여전히 대답하지 않으셨다. 다만 빌라로 들어가면서,

"너무 어리네, 쯧쯧."

혼잣말을 내뱉었다. 이 빌라에는 생각보다 젊은 사람들이 잘 안 사는 모양이다, 싶었다. 요새 다들 신축을 찾기 바쁘니 그럴 만도 하겠단 생각이 들어 금방 수긍했다.


그렇게 할머니가 올라가는 걸 확인하고 나도 따라 올라가 내 집이 있는 곳으로 발을 옮겼다. 간단하게 짐을 정리하고, 식사를 하고, 샤워까지 하고 나니 금세 잘 시간이 됐다. 원룸은 아니지만 이 빌라에 특별함이 있다면 바로 원룸처럼 침대나 세탁기 옵션이 있다는 점이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방에 있는 침대 위에 이불을 깔고 누웠다. 침대 바로 옆에는 창문이 있는데, 베란다로 나가면 옆에서 바로 볼 수 있는 형태의 창문이었다. 즉, 창문으로는 베란다가 아닌 밖의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햇빛이 살짝이라도 드는 위치였기에 나는 조금이라도 햇빛을 받으며 아침에 눈을 뜰 수 있다는 생각에 괜히 들떴다. 내일은 장을 보러 나가야지. 집 안에 무언가 이것저것 사놓을 생각을 하며 나는 천천히 잠에 들었다.

얼마나 잠들었을까, 들뜬 마음에 잠을 설쳐 중간중간 몇 번이나 깼는지 모른다. 그러다 무언가 흔들리는 소리에 눈을 온전히 뜨게 됐다. 눈앞에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창문이었는데, 누가 창문을 뜯을 듯이 밖에서 미친 듯이 잡고 흔드는 것 같았다. 괜히 심장이 빨리 뛰는 기분이었다. 일어나서 저걸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은데,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창문이 마구 흔들린다, 흔들리고 또 흔들리고, 또 흔들리고, 마치 누군가 큰 손으로 창문을 뜯어버릴 것처럼! 나는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 끔찍한 모습을 눈으로 보고 있어야만 한다. 소리를 지르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점점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떨기만 했다. 얼마나 그 상태가 지속되었을까?


"악!"

나는 겨우 소리를 내뱉고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일어나자마자 다시 창문을 보고, 방금 전 상황이 꿈이었음을 인지했다. 나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사 때문에 많이 피곤했던 모양인지, 가위에 눌린 것 같다. 괜히 눈물이 났다. 그럼에도 몸이 피곤해 다시 잠드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해가 뜨고 난 이후로도 한참을 잤다. 가위는 하나의 꿈일 뿐이다. 현실이 아닌 꿈의 일종임을 알고 있다. 눈물이 나도, 자고 일어나서 그때의 상황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도 꿈은 현실이 될 수 없다. 이후로 며칠이나 더 같은 가위에 눌렸지만 나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저 깊게 잘 수 없어 피곤함이 쌓일 뿐이었다.

매일 같은 꿈을 꾸는 것도 일주일 정도 지나니 주기가 줄어들었다. 꿈을 꾸지 않고 푹 자는 일도 생겼다. 자꾸 누군가가 창문을 열려고 하듯이, 창문을 뜯어낼 듯이 흔들어대는 일도 어쩐지 점차 줄어든 듯했다. 마치 밖에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람이 지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한 번은 몸을 움직일 수 있어 그 창문을 열어보려고 노력을 하기도 했는데, 어쩐지 창문이 열리지 않았다. 점차 나는 그 꿈을 자주 꾸지 않게 되자 가끔 꾸게 될 때마다 이제 공포에 질리는 일도 없었다. 아, 또 시작이네. 그런 생각뿐이었다.


이 빌라에서의 생활도 꽤 익숙해졌다. 종종 창밖을 구경하기도 하는데, 그러고 있으면 시간도 잘 가고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밖을 구경하다 보니 이곳에는 늙은 사람들뿐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 사는 모습도 종종 보였는데, 작은 빌라라서 그런지 혼자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또 추가로 알게 된 것은 이 근처에는 낡은 건물들이 꽤 많았다. 그럼에도 꽤 이 동네로 새로 이사 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표정은 대부분 무표정이었는데, 나처럼 밝은 얼굴로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은 적었다. 집들이 낡아서 그런가? 잘 안 풀리는 사람들만 들어오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느 날은 조금 이상한 광경도 봤다. 집주인이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기를 안고 들어왔는데, 누군가에게 데려다준 것인지 혼자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날은 밤새 빌라 건물이 울리도록 아기가 울었다. 또 하루는 집주인의 손을 잡고 다섯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들어왔다. 아이는 집주인이 가고 난 후에 빌라 앞 화단에 쭈그리고 앉아 꽃을 보고 있었는데, 나는 얼른 밖으로 나가 아이에게 말을 걸어봤다.

"꽃을 보고 있니?"

아이는 내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말을 하지 않고 나를 한참 보더니 조심스레 고개만 끄덕이고 다시 꽃을 바라본다. 그러다 다시 나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옆으로 슬 기울였다.

"언니는 언제든 다시 돌아갈 수 있네요?"

"응?"

나는 그 말의 뜻을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아이는 그 이후로 더 다른 말을 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눈치를 보다 슬쩍 다시 물어봤지만 아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이는 계속 꽃만 바라봤다. 나는 아이를 두고 다시 들어가야겠단 생각이 들어 발걸음을 돌려 올라가려는 참이었다. 그때, 아이가 다시 입을 열어 내 발을 붙잡았다.

"어때요, 이곳에서의 생활은?"

"어? 뭐…, 나쁘지 않은데. 조금 조용한 게 흠이지. 재밌는 일을 찾아야 할까 봐."

"그립진 않아요, 이전의 생활이?"

"응? 딱히? 오히려 지금이 더 좋은 것 같아. 마음이 편해."

"가족이나 친구가 보고 싶지는 않아요?"

아이의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을 내뱉던 나는 잠시 멈추었다. 가족? 친구? 그러고 보니 이사 오고 난 이후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단어였다. 그날은 내 방에 돌아와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 내가 뭔갈 잊고 있는 걸까? 하지만 지금이 너무 편안한 걸, 이대로가 행복한 것 같아. 나는 생각을 덮고 잠에 들었다.


또 그 가위에 눌렸다. 물론 오늘은 다른 느낌이었다. 창문이 마구 흔들리는데, 어쩐지 슬픈 기분이 들었다. 일어나 창문을 바라봤다. 여전히 흔들리는 창문을 멍하니 바라봤다. 문을 열면 무슨 소리든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쩐지 흔들리는 창문 사이로 울음소리가 새어 들어오는 것 같기도 했다. 오늘은 정말로 이곳에서도 창문이 열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선뜻 열 수 없었다. 나는 그저 따뜻해지는 내 양손을 모아 쥐고는 눈을 감아 조용히 기도했다. 저 창문 너머에 무엇이 있든 나는 열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는다고, 이젠 그만 창문 밖에서 떠나 주면 안 되겠냐고. 딱히 종교가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렇게 기도했다.


그 이후로는 한 달 넘게 그 가위에 시달리지 않았다. 그 어떤 무엇도 내 창문을 건드리지 않았다. 어쩐지 문득 그 흔들림이 그리워지기 시작했지만, 내 머릿속에서 그 꿈은 점차 잊히고 있었다. 빌라에 살면서 그때 본 그 아이와 자주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아이는 나보다 늦게 이 빌라에 왔으면서도 이곳에 사는, 이 근처 건물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부분 알고 있었다. 내가 처음 이사 와서 마주쳤던 할머니는 이 빌라에 제일 처음 입주한 사람이라고 했다. 할머니는 평생을 가족 없이 살아왔던 사람이라고 했다. 이곳에서 유일하게 그리워할 가족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괜히 할머니의 낡은 한복이 떠올라 기분이 이상했다.

아이 덕분에 빌라에 있는 사람들과 꽤 친해졌다. 또 빌라에서는 특이한 관습이 하나 있었는데, 조용히 넘어가는 경우도 많았지만 이곳에 새로 입주하는 사람들은 그날이 '생일'이라고 칭했다. 새로 입주하는 사람들의 생일 때마다 빌라에 사는 사람들은 모여서 다 같이 잔치를 벌였는데, 그 모습도 꽤나 재밌었다. 다만 이상한 점은 생일상에 한자로 무언가 적혀 있었는데, 사람마다 다르기도 하고 같은 경우도 있었다. 나는 한자를 잘 아는 편이 아니었기에 마지막에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힌 '죽을 사死'만 알아볼 수 있었다. 또 아이는 내가 마지막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한자를 알아봤다는 것은 눈치챘는지 이곳이 말장난으로 죽을 사死, 있을 유有, 땅 지地를 사용해 사유지라고 부른다는 말도 알려줬다. 이곳에는 대부분 가족과 떨어져 들어오게 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 속상함을 담아 그렇게 부른다고 했다.

앞에 다른 한자들에 대해서도 묻고 싶었지만 다들 저렇게 즐겁게 식사를 하고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보니 분명 좋은 말일 거라고 생각했다. 생일을 맞이해서 기쁘게 웃는 사람도, 우는 사람도 있었다. 보통 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다들 우는 이유를 듣지 않고도 아는 듯이 그 사람을 위로해 주고 안아줬다. 나는 이유를 몰랐음에도 다들 위로하는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 따로 묻진 않았다.

그러고 보니 내 생일은 언제였더라? 그런 의문이 생길 때쯤, 나는 아이에게 아이의 생일을 물어봤다. 아이는 자신의 생일을 답해주지 않고 전혀 다른 대답을 했다.

"언니 생일은…, 내일이네요. 언니 생일이 안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올 줄 몰랐어요. 이제 돌아갈 수 없겠네요."

아이의 말은 종종 이해할 수가 없다. 꼭 나를 꿰뚫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가끔 나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 나와 전혀 다른 세상을 살아온 사람처럼 보였다. 결국 아이가 하는 말들이 내게는 사실이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내 생일이 언제인지 스스로 정확히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아이의 말에 내 생일은 정말 내일일 것 같다는 확신이 생겼고, 어느새 내일을 준비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내일이 내 생일이었던 것처럼.

"언니 생일, 오후 두 시예요."

나는 다른 빌라 사람들과 정한 시간이겠거니 싶어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 보였다.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는 것은 기쁜 일이다. 생일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잠든 밤, 나는 잊고 지냈던 가위에 다시 눌렸다. 창문은 전보다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그저 힘없이 툭툭 치는 정도였다. 오늘따라 괜히 슬펐다. 이유도 없이 속상하고 슬펐다. 가위에 눌린 나는 움직일 생각도 못 한 채 끅끅 흐느끼며 울었다. 내가 울기 시작할 때부터는 이미 창문 너머에는 무엇도 없는 듯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누군가가 잡고 흔들지도, 두드리지도 않았다. 그게 왜 그렇게 서운하게 느껴지는지, 왜 이렇게 속상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무엇인지도 모르는 창문 너머에 무언가에게 정이라도 들었던 걸까. 그게 뭔지도 모르면서 이제는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슬펐다.

한참을 울다 아침을 맞이했다. 오늘은 생일인데, 하나도 기쁘지가 않다. 차라리 생일 같은 거 없었으면 싶을 정도로 슬펐다. 그럼에도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거란 생각에 나는 빌라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나갔다. 오후 두 시, 잘 차려진 식사들이 눈에 보인다. 내가 좋아했던 음식들이 놓여 있네. 다들 말을 안 했는데 어쩜 이런 것까지 알고 있을까.


이상하게 귀에서 삐―, 기계음이 울린다. 그와 동시에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 건지 모르겠다. 자꾸만 흐르는 눈물을 양손으로 벅벅 닦으며 생일상을 바라봤다.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닦고 또 닦았다. 빌라에 사는 사람들이 나를 위로해 줬다. 안아주고 같이 슬퍼해줬다. 왜 자꾸만 내 방의 그 창문이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창문 밖의 존재는 내 기도를 듣고 더 찾아오지 않기로 결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기도하지 말 걸, 조금만 더 나를 붙잡아 달라고 할걸. 그런 생각이 들었다.

벅벅 눈물을 닦아내며 바라본 내 생일상에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봤던 한자 중 처음 보는 한자가 눈에 띈다.


安樂死*


저 한자들은 생일상의 이름표처럼 보였다. 눈물이 멈추지 않으면서도 마음은 편했다. 빌라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같이 살아갈 수 있으니까. 나는 다시 아이가 내뱉었던 가족과 친구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 봤다. 이 빌라 사람들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 安樂死: 안락사. 회복의 가망이 없는 중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생명을 단축시켜 사망케 하는 의료행위.



이 글은 내가 언젠가 눌린 가위를 시작으로 쓰게 된 글이다. 그 당시 미친 듯이 흔들리는 창문이 보이는데도 나는 움직일 수도 소리를 낼 수도 없이 창문이 공포스럽게 흔들리는 것을 바라보기만 해야 했다. 그러다 소리를 지르며 깼는데, 괜히 무서워 눈물이 났지만 피곤해서 다시 잠들기 바빴다. 이 글 속에 나오는 빌라, 사유지(死有地)의 주인은 죽음의 신, 죽음의 인도자 헤카테이다. 나는 문득 죽은 사람들은 전부 같은 곳으로 가게 되면 그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땅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다 생각한 것이 헤카테의 사유지들이었다. 죽음의 세계는 헤카테 유니버스의 세계관에서는 전부 헤카테의 소유이니, 따지고 보면 국가 혹은 행성 하나를 소유하고 있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을 수용하려면 수많은 건물을 짓고 주소를 부여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이 글에 담긴 빌라 같은 공간이다. 창밖은 어쩌면 가족과 친구들이 살아있는 현실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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