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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로운 콩새 Jul 24. 2021

희망을 그리다



취미도 필요했고,

외로움도 달래고 싶고.

그림에 대한 학창 시절의 콤플렉스도 있고

해서.

처음 한의원 개원 후 근처 미술학원에 등록하고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https://brunch.co.kr/@hee91801/98



생각해 보니 첫 번째 그림을 완성하고 싸인을 한 때가 7월 10일이고 두 번째 그림을 완성한 것이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8월 7일이었네요.


보시다시피 첫 번째 그림이 좀 어둡고 답답한 느낌입니다.

미술학원 원장님이 "자유를 찾아 가시는 선생님의 삶 같아요" 하시던 말씀처럼 미래가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에서 기다릴 희망을 품고 힘차게 노 저어 가고 있었죠.


드디어 대한민국에 도착했고 좀 더 밝고 안정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작품에서는 그걸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요. 첫 번째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선택했더라고요.




첫 번째 그림이 아크릴 소재였는데요.

두 번째는 유화라 시간이 꽤 많이 들었네요.

첫 번째 작품을 하면서 중간에 바탕을 비롯하여 덧칠을 계속 계속했던 기억이 납니다.

유화는 건조가 되게 오래더라고요.


바탕에 수없이  덧칠하고. 덧칠했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지루하고. 고달프고 힘들었지만 기초가 중요하다고 미술학원 원장님이 말씀하시네요.  그렇게 단단하게  만들어놓은 기본 바탕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니 훨씬 편했고 실력이 부족해도 그럴싸한 완성품이 만들어졌습니다.


우리 삶도 그러한 거겠지요. 힘들고 답답하고. 괴로운 상황들이 있겠지만 참고 꾸준히 이겨내고 묵묵히 준비한다면 언젠가는 그에 따르는 결과가 만들어지겠지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희망을 찾아갔습니다.

초원 위에 집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지만 밝은 에너지를 가지고 찾아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열심히 가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요.


오래간만에 예전의 그림을 보면서 밝은 에너지를 느낍니다.

그림 자체의 분위기도 그렇고.

그림을 그릴 때의 제 마음도 예전과는 많이 달랐고. 또 지금의 마음과도  다릎니다. 

제가 지금 느끼는 이 밝은 에너지가 주변의  함께 하는 분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미술학원 원장님과 통화를 했습니다.

문득 전화번호를 찾아보니 그대로 저장되어 있네요.

어언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들뜬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반가움, 제 마음이 뭉클해지더라고요.

저의 진심도 원장님께 그렇게 전달되었기를요.

문득문득 제 생각이 났다고 하십니다.

이심전심 일가요. 저도 자주 생각났거든요.


그림에 대한 기본 개념도 없는 저한테.

연필 잡는 법, 구도 잡는 법, 그림의 그림자 조절하는 법.

하나하나 가르쳐주시던 날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인연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별치 않게 맺어졌었는데.

깊게 간직되어 있는 것.

다음이 기다려지는 것.


지금은 미술 학원을 접었다는 말씀에 마음이 조금 슬펐습니다.

당시 미술학원 원장님의 장인, 장모님과 함께 그 사돈 되시는 동서분의 부모님께서도 저의 한의원에 다니셨습니다.

평범하지만 저한테는 참 고마운 인연입니다.


이곳에서 서로 인사 주고받고, 안부 주고받고,

서로를 응원해주는 우리의 인연도 멋 훗날 아름답게 추억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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