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많아진 시간 탓일까... 이런저런 생각들이 나를 불안하게 했다. 지나고 나니 무엇 때문인지 자세히 기억도 나지 않는데 말이다. 앞으로의 투어는 어떻게 해나가야 하나, 사람들과의 불편한 감정을 어떻게 해결하나, 부족한 실력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 불쑥 올라오는 생각과 감정들을 흘려보내지 못하고, 하나씩 붙잡고 스스로를 괴롭혔다.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커서일까, 그냥 부족한 모습을 인정하면 쉬워질 텐데... 나 스스로에게 관대해져 보자.
뉴질랜드 댄서 친구의 권유로 정규 강습을 시작했다. 매주 새로운 주제를 준비하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재미있었다.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적고, 자료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참 성장을 좋아하는구나.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발전을 하고, 인정을 받고... 목표가 있어야 생동감이 생기는구나. 나는 그런 사람이구나. 나에 대해서 조금씩 더 알아가는 시간이다.
그와의 시간들도 차곡차곡 쌓여갔다. 주말에는 오클랜드 근교 여행을 했다 - 왕가래, 랭키토토, 와이헤케, 동물원. 그리고 한인 마트에 장을 보러 가고,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소소한 추억이 우리를 단단하게 만든다. 서로 아끼고 존중하는 마음을 잃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