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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풀 Oct 20. 2023

여행자의 기분

발리 첫 날


잠을 설쳤다. 여행지에선 누구보다 일찍 눈을 뜨는 나는 오늘도 여전히 이른 아침에 일어났다. 잠이 많은 편에 속하지만, 여행지에 오면  설렘 때문인지 낯섦 때문인지 쉽게 뒤척이고 일찍 깨고야 만다.


오늘은 별다른 일정이 없다. 그냥 이 숙소를 즐기기로 했다. 발을 딛고 서면 물이 목까지 차오르는 수영장과 높게 올린 벽 앞을 나란히 장식하는 식물들. 7시에 눈을 떠 방 밖으로 나와보니, 이렇게 평화로울 수가. 새소리, 바람소리, 적당히 따스한 햇빛과 바람까지.


너무 마음에 들었던 에어비앤비 숙소



 


 동네가 궁금했다. 잠들어 있는 여행 메이트들을 뒤로 하고 남편과 함께 숙소를 나섰다. 문을 열자 강아지 네 마리 가 문 앞을 서성였다 한 배서 난 강아지인지 눈이 네마리가 똑같았다. 아주 순하게 생긴 눈이었다. 숙소의 담장에는 꽃들이 가득했고 숙소 옆에는 야채가게가 있었다. 조금 더 걸어가자 오토바이 행렬이 줄지어 달리는 도로가 나왔다. 이국적인 풍경에 한국을 떠나온 것이 피부로 체감됐다. 오토바이 소음. 퀘퀘한 공기.





 숙소 근처에 카페가 하나 있었다. 숙소의 후기에서 봤던 카페다. 음식과 커피가 맛있는 카페가 있다는.

따뜻한 눈의 사장님은 친절하게 우리를 맞아주었다. 내리 3일간의 나의 카페인을 채워준 고마운 카페다. 커피 뿐 아니라 음식도 퀄리티가 좋아서 아침마다 배달을 시켰다.


 아점을 먹고 나자 모두들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물놀이 좋아파 셋, 물 무서워파 하나. 그 하나는 다름아닌

나. 하지만 나에겐 신무기가 있다. 스노쿨링 마스크와 숏핀. 덕분에 물 속을 헤엄쳤다. 흐읍- 하고 숨을 가다듬고. 괜찮다고 몇 번 되뇌이고. 평정심을 유지한 채 발을 움직여본다.


숏핀을 끼면 물고기가 된 듯 이상한 기분이야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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