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뭐람
수업 후 왼쪽 가슴 아래가 찌릿찌릿했다. 수업이 힘들었기에 순간적으로 근육통이 온 것 같았다.
수업은 50분 내내 자유형이었는데, 계속 다른 드릴을 통한 자유형 연습이 반복되었다. 하필이면 선생님의 지시로 빠른 레인의 꽁무니에 서게 되어, 가랑이 찢어질 듯 쫓아가며 수영을 했다. 무리해서 그렇겠거니 크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다음 날 수영을 쉬었다. 이튿날이 되자 오늘은 할만하겠다 싶어 수영장으로 향했는데, 결과적으로 수영장에서 샤워만 하고 나온 사람이 되었다. 씻고 물에 들어가 왼 팔을 한번 저었는데, 순간 너무 아파서 '아, 아직 담 온 게 덜 풀렸네.'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상황 파악이 전혀 안 되고 있었다.
자는 내내 움직 일 때마다 왼쪽 가슴 아래가 아팠다. 병원 가서 주사를 맞거나 약을 먹으면 좀 더 빨리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 출근 전에 정형외과에 들렀다. 일단 엑스레이를 찍어보자던 선생님은 엑스레이를 보곤, 고개를 갸우뚱하시며 혹시 다른 운동도 하냐고 물으셨다. 아뇨, 제 인생에 이런 운동은 처음입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좀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초음파를 한 번 봐야겠다 하셨다.
선생님 뒤를 졸래졸래 따라가 침대에 누웠다. 여기는 안 아프세요? 하며 자꾸 등 쪽을 누르셨다. 내가 아픈 곳은 앞 쪽인지라, 아니라고 해도 그 부분이 뭔가 문제가 보이는지 몇 번이고 누르며 물으셨다. 거기는 안 아픈데요, 선생님. 하며 몸을 뒤트는 순간 선생님이 누르고 있는 그 부분에 통증이 느껴졌다.
문제는 선생님이 자꾸 물어보시던 그 부분에 실금이 간 거였고, 내가 느끼는 앞 쪽 통증은 그 금으로 인해서 근육이 놀라서 그런 거라고 하셨다. 단순 수영만 하다가 금 간 것이 선생님도 낯선 것인지 '수영을 매일매일 하시나요?'라는 말을 몇 번이고 되물으셨다. 민망함에 웃으며 아, 네. 거의 6개월 동안 주 6일을.. 하며 말을 흐릴 수밖에 없었다. 수영하다가 금 가는 사람도 있나요, 하고 묻자 뼈가 약한데 과하게 하면 그럴 수도 있다는 말과 함께 수영 두 달 금지령이 내려졌다.
수영에 미쳐있는데, 두 달 금지라니! 시련이 닥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