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우체토
조팝나무는 크지 않다. 꽃은 작고 소복하다.
그래서 화려하다.
벚나무는 크게 자라고 둥치도 굵고 꽃도 화려하다. 가을의 붉은 잎까지.
생명의 달뜬 열정을 부추긴다.
그러나 바람 한 번에, 비 한 번 오고 나면 바람에 실려서, 비와 함께 떨어진다.
메타세콰이어 나무는 비를 맞고 햇빛을 맞아 쑥쑥 자란다. 빠르고 높게,
그러나 단단하지 않다.
지표면 가까이 흙이 마를 때를 대비한다.
굵고 질긴 뿌리는. 깊이 있는 지하수를 빨아들일 정도로.
건축 구조물의 뼈대가 될 정도로 튼튼한 나무의 꽃은 나비와 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래서 꽃은 화려하지도 크지도 않다.
바람에 의해서도 꽃가루를 퍼뜨릴 수 있으니 자연에 맡기면 그만.
오랜 시간 굳은 땅 속으로 파고들어간 침묵의 시간을 우리는 알 수 없다.
그들은 화려한 꽃을 피우기에 에너지를 쏟지 않는다.
더 깊고 더 질기게 흙 아래 견고함과 생명력을 키우는 나무들.
눈에 보이는 화려함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강인함도 중요하다.
화려함을 좇는다면 쉽게 끝나고
강인함을 좇는다면 오래 버틴다.
정답은 없다.
세상은 화려함도 강인함도 다 필요하니까.
선택만이 있을 뿐이다.
당신은 어떤 나무의 삶을 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