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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대로 삶 Oct 21. 2023

시댁환장곡 35화 환상적인 시댁이라는 것이 가능한가?

50되기 365일전, 7남매 막내며느리의 시댁과 제사와 명절이야기

시댁환장곡 35화 환상적인 시댁이라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50되기 365일전, 7남매 막내며느리의 시댁과 제사와 명절이야기 


시댁환장곡 35화 환상적인 시댁이라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시댁환장곡이란 제목으로 땅끝마을 농사짓는 7남매 막내며느리로서 시댁이라는 공간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에 대한 글쓰기를 하고 있다. 환장이라는 단어를 미루어 보아 시댁에서의 제사, 추석과 명절 그리고 복잡한 관계를 어둡고 부정적인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환장이란 단어는 마음이나 행동 따위가 비정상적인 상태로 달라짐. 또는 어떤 것에 지나치게 몰두하여 정신을 못 차리는 지경이 됨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지만 느끼고 있는 감정과 간격이 느껴졌다. 하지만 동사 ‘환장한다’의 유의어로 돌다. 미치다 라는 유의어는 딱 맞아떨어진다. 시댁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부족하고 어린 마음일지라도 스스로 해석하고 의미 부여해야만 시댁 안에서 버티는 것이 아닌 행복하게 존재할 수 있다고 믿는다.     


환장의 반대 의미로 ‘환상’을 떠올렸다. 시댁의 모든 것이 싫더라도 오랜 시간 버텨온 것은 외부의 압력과 타자의 의지가 지배적이더라도 버팀목과 의지가 되는 것들이 조금이라도 있었을 것이다. 자식에 대한 책임, 잠깐의 불편함을 감수하면 얻어질 안정감을 포기하긴 쉽지 않다. 사회의 관습, 주변 사람들의 편견과 친정 식구들의 만류 등 나의 시선이 아닌 남의 시선과 생각의 두려움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시댁은 환장할 일만 난무하고 환상적일 일들은 없을까? 그 전에 시댁이 환상적일 가능성은 전혀 없는가? 생각하게 된다.     


국어사전에 환상이란 뜻은 현실적인 기초나 가능성이 없는 헛된 생각이나 공상을 말한다. 환장에 비해 덜 부정적이어서 그렇지. 환상이란 말도 현실 가능성이 멀다는 의미에서 어떤 의미에서는 아쉬움이 더 크다. 환상의 유어 단어가 공상, 꿈, 망상인 것처럼 환상적인 시댁을 꿈꾸는 것 자체가 현실과 거리가 먼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고 존재함을 확인시켜 준다.     


환장할 거 같은 시댁의 제사, 추석과 명절 그리고 시댁의 인간관계는 고정된 답만 고수하며 계속 이어질 것인가? 그렇지 않다. 코로나 3년 동안 일상이 회복되고 복귀되었다고 하지만 3년의 세월을, 온몸을 경험한 우리, 특히 며느리들에게 아무런 변화가 없었을까? 대놓고 말로 표현하고 있지 않을 뿐 어느 정도의 기본값을 마련하고 있는 건 아닐까? 


전에는 부모님이 건강하고 활동이 가능하실 때까지 각각 사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병이 들거나, 거동이 힘들어 누군가 함께 해야 할 때 함께 하면 되지 않을까 막연하게나마 생각했다. 코로나는 부모님들을 모두 홀로 죽음의 문을 통과하는 것을 허용하게 했다. 개인의 선택이 아닌 사회적 합의 없이 사회가 선택지를 정해주었다. 그러한 사고방식은 결혼과 동시에 시댁과 연결되던 모든 끈이 느슨해지고 천천히 끊어지게 할 것이다.     


시댁이 당신을 환장하게 만드나? 아니면 환상적으로 만드나? 환장과 환상 모두 비정상적이고 비현실적임은 틀림없다. 환장과 환상이 양극단에 있고 하나의 수직선으로 존재하고 있다면 며느리로서 어느 위치에 서 있는지에 대한 인식은 스스로 몫이다. 그리고 그 간격의 길이는 얼마나 줄이냐의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면 어느 지점에 서 있을지 결정해야 한다. 처음 시작점은 같을지 모른다. 하지만 스스로 놓는 위치는 자기가 정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환장과 환상은 내 몫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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