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가장 많이 하는 혼잣말이다. 첫 아이가 초등학교에 막 입학했고 둘째는 유치원에서 새 학기를 맞았다. 교회에서 리더가 되어 맡은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내가 운영하는 영어 스터디와 글쓰기 모임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게다가 난 주부가 아닌가.안 하면 확 티가 나버리는 집안일과 가족들을 위한 요리에 할 일이 태산같이 느껴질 때도 있는 요즘이다. 돌이켜보면 학생 시절, 3월은 늘낯설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꽃샘추위처럼 반갑지 않은 시기였다. 학부모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그 3월을 적응해내느라 애쓰고 있다.
시간도 체력도 부족해서 결국 시작한 운동
앞으로 확 당겨진 아이의 하교시간 때문에 나를 위해확보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 진득하게 앉아 독서하는 것조차 호사스럽게만 느껴진다. 신경 쓸 일이 많으니 체력도 약해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결심했다. 다시 운동을 꾸준히 해보기로.제대로 쉴 시간도 없는 와중에 무슨 운동이냐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래서 더더욱 운동에 매달리게 되었다.
무슨 운동 중독이라도 되느냐고? 사실 그런 경향이 나에게 없지 않아 있다. 꾸준히 헬스장에 가서 운동하는 것에 일종의 성취감과 희열을 느끼는 스타일이라 해야 하나. 코로나 이전에는 주 3회 이상 꾸준히 헬스장이나 필라테스 스튜디오에서 운동을 했으니까. 나의 이러한 운동 사랑의 시작은 고되고 힘든 유학 생활의 건강을 위함이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난생처음 헬스장 회원권을 끊다. 그것도 호주에서.'를 참고하시길) 아무튼 그 이후에 갖게 된 운동에 대한 습관과 집착(?)은 삶의 활력이 됨과 동시에 타고난 약한 체력을 길러주는 힘이 되고 있다.
잘 살아내기 위해 운동합니다
"나도 집에서 쉬면서 운동이나 하고 싶어.."
직장인 시절 내가 로망 했던 일 중 하나다. 직장을 다니지 않고 집에서 자기 관리하고 운동하며 여유로운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전업주부들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때는 진심 아무것도 몰랐다. 전업주부의 삶이 얼마나 바쁘고 치열하며, 그에 반해 사회적으로는 인정받지 못하는 지를 말이다. 전업주부가 된 지금 그때의 내가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었단 걸 깨닫고 반성한다. 물론 내가 생각했던 대로 사모님 소리를 들으면서 편하게 자기 관리만 집중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전업주부는 남편과 아이들을 챙기고 케어하며 본인에게 투자할 시간이 극히 없는 편이다. 그나마 운동을 한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를 낸 것이고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려는 처절한 움직임이란 사실을 이제는 이해한다. 나도 전업주부로서 '잘 살기 위해, 살아내려고'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물론, 직업을 막론하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헬스족이 홈트족이 되었습니다
헬스장 회원권을 끊고 센터에 가서 운동을 해야만 운동한 것 같은 느낌을 갖고 있던 적이 있다. 집이 아닌 운동하는 공간에서 트레이너의 코칭을 받으며 귓가에 빵빵하게 울리는 음악을 들으며 강렬하게 운동하는 시간. 그 특유의 공간이 주는 위로와 마력이라고 할까. 이렇듯 '운동은 자고로 헬스장이지'라는 신념(?)을 갖고 있던 나는 새로운 동네에 이사 와서도 집 근처에 있는 헬스장과 필라테스 스튜디오 탐방을 시작했었다.
그러나 시국이 시국인만큼, 수업 스케줄 변동은 빈번하게 예고 없이 일어났고 3개월 회원권을 다 소진하는데 그 두 배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마침 국내 홈트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성장하고 있고, 운동 관련 유튜브 영상도 넘쳐나고 있다. 비대면 온라인 운동이라 반신반의하던 나도, 시간과 체력이 부족한 이 시기에 어쩔 수 없이(?) 집에서 유튜브와 함께 홈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예상보다 퀄리티 높은 홈트 영상이 많았고, 나랑 가장 잘 맞는 운동 유튜버를 발견하여 운동을 하며 재미를 붙여나갔다.
헬스족 시절에는 잘 꺼내보지 않았던 요가매트와 폼롤러, 덤벨도 창고에서 다시 꺼냈다. 원래 집에서 운동하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운동 도구 욕심은 있었나 보다.
두 아이를 각각 등교 등원시키고 조금 여유가 있는 오전 시간, 식구들이 바쁘게 빠져나간 집안은 아직 정리가 필요하지만 일단 나를 위해 요가매트와 유튜브를 준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