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정동진을 기억합니까.
늦은 밤을 뒤로하자마자 출발하여
타협 없는 철길에서 새벽을 견뎌야
겨우 도착할 수 있었던 곳
그 정도 시간을 내어줘야만
바다를 사이에 두고서라도
겨우 갓 떠오른 태양의 열기를 허락했던 곳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래야만 했던 이유가
정동진.
타인의 새벽을 가장 많이 삼킨 곳
타인의 바람을 가장 많이 받아낸 곳
묻고 싶다.
아직도 변치 않았습니까.
지금도 나의 밤을 내어준다면,
내 작은 바람정도는 들어줄 수 있습니까
묻지 않고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그대 곁에서
오늘 하루 기대어 눕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