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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령 Feb 27. 2018

3화 나를 제일로 지치게 하는 사람

여러분은 ‘본인을 제일로 지치게 하는 사람’ 하면 누가 떠오르시는지?


나의 경우, 단언컨대 “저요!” 하고 손을 번쩍 들 것이다. 자랑은 아니지만.

세상에서 제일 나를 지치게 하는 사람은 단연 나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본인 말고 또 다른 누군가가 나를 지치게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많지 않다.
일을 할 때에도, 연애 중에도, 사사로운 인간관계 속에서도 나를 지치게 하는 사람은 주로 자신이었다.


부담감에 자꾸만 작업이 밀려 결국엔 마감 전야까지 무엇도 완성하지 못했을 때,

나는 라푼젤처럼 창 밖을 쳐다보며 이 모든 일들을 자초한 자신을 떠올렸다.

연애가 무르익어 드디어 만난 행복의 밀물 속에서도 되레 이 행복이 바닷가에 세워진 모래성처럼 언젠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지 미리 전전긍긍하는 나를 돌아보며

역시 나를 지치게 하는 것은 나로구나 깨달았다.

또, 수많은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꺼이 나를 위로해주던 주변인들을 밀쳐내면서 우울의 끝까지 삽질하던 것도 나였다.



무엇이 되었건 아무튼 인생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

나를 지치게 했던 것은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나니


 ‘나로 사는 것은 참으로 지치는 일이로구나’ 싶다. 


심지어 이제는 ‘나를 지치게 하는 사람이 나’라는 사실을 종종 생각하는 것마저 지치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조차 나로 사는 게 지치는데 하물며 내 주변인들은 오죽할까 싶은 미안한 날들이 이어진다.


더불어 나를 제일로 미워하는 사람도 바로 나인 것 같다는 생각도 종종 한다.

세상 모든 이가 “음, 이 정도면 그냥 봐줄 만해”라고 말한대도 마지막까지 지질하게 반대 깃발을 이도 아마 나일 것이다.



어째서 자신과의 화해는 이리도 먼 길처럼 느껴지는지, 가끔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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