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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Mar 12. 2019

원조시락국

“속 시원한 5천원 시래기 국밥 한 그릇”


레스토랑: 원조시락국, 통영


055-646-5973


 “속 시원한 5천원 시래기 국밥 한 그릇”


 통영에 머물며 전날 술을 좀 했거나 추위에 뭔가 뜨끈한 국물이 생각난다면 아침으로 시락국을 추천합니다. 새벽 4시 문을 여는 서호시장에는 시락국전문점이 많습니다. 일찍 일 시작하는 상인과 뱃사람들 허기를 달래주기 위해서지요. 8시쯤 시장에 도착해 어느 집으로 갈까 고민하다 근처 상인에게 물어 추천을 받았습니다(나중에 보니 ‘가마솥시락국’이더군요). 그곳으로 향하려는데 옆에서 이야기 듣던 다른 상인분이 “무슨 소리냐, 원조시락국 가라” 하십니다. 아, 갈등!


 ‘원조집’으로 결정해 찾아갔더니 가게 앞에 싱싱한 무청달린 무가 작은 산처럼 쌓여있습니다. 무청을 3년 정도 소금에 절였다가 다시 삶아서 말린 시래기를 넣고 된장 풀어 끓입니다. 여기에 싱싱한 장어머리를 오래 고아 체에 걸러 넣는다네요. 된장과 장어가 어우러져 진하고 깊은 맛이 납니다. 이 국물에 부추, 고추, 산초가루를 적당히 넣어 장어 냄새를 덜어주고 칼칼한 맛을 더합니다. 깍두기, 콩나물을 비롯해 여러가지 밑반찬을 뷔페식으로 덜어 곁들이는데 그중 멸치젓은 꼭 맛보세요. 바닷가 근처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신선한 감칠맛이 일품입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사진찍을 정신도 없었습니다. 한그릇 후루룩 먹는데 걸린 시간은 20분쯤? 속이 든든해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지치지 않을 것 같은 느낌. 시장 상인들 하는대로 믹스커피 한 잔으로 입가심하고 시장 둘러보다 돌아왔습니다. 위치는 설명을 잘 못하겠고… 가셔서 시장상인들께 물어보는 편이 훨씬 빠르겠네요. 친절하게 알려주십니다. 


 ‘가마솥 시락국’을 맛보지 못한 것이 여전히 아쉽습니다. 이곳은 장어 대신 흰살생선을 사용하고 무청과 배추를 함께 써서 국물이 시원하다네요. 통영에 다시 갈 이유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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