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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수 Jan 31. 2020

명상, 왜 호흡을 중요시할까?

호흡은 몸과 마음을 연결

명상에서 호흡이 시작이자 끝?  

 다양한 명상 방법이 있지만 가장 먼저, 흔하게 하는 것이 호흡을 관찰하는 것이다. 주의를 집중해서 자신의 호흡을 관찰하거나 숨을 들이쉴 때 ‘들’하고 내 쉴 때 ‘토’하면서 호흡을 의식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반복한다. 또는 숨을 들이쉬고 내 쉬면서 30, 다시 숨을 들이쉬고 내 쉬면서 29 식으로 숨을 쉬면서 숫자를 거꾸로 셈하기도 한다. 숨을 들이쉬고 내 쉴 때 몸이나 감각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그곳에 주의를 집중한다. 호흡을 중요시하고 명상의 방법으로 호흡을 활용한다. 왜 명상에서는 호흡을 중요시할까? 호흡이 안정되지 못하면 어떤 명상도 의미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호흡은 신체, 감각, 정서, 생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호흡은 몸과 마음을 연결한다. 호흡에 따라 우리의 신체, 감정, 생각이 연결되어 반응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간단한 예로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호흡은 짧아진다. 화가 나면 호흡은 거칠어지고 빨라진다. 거칠고 짧은 호흡일 때 생각은 깊고 넓어질 수 없다. 즉각적이고 반응적으로 생각한다.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강한 힘을 사용할 때, 긴급한 대응이 필요할 때, 긴장할 때는 호흡을 멈춰서 힘을 모으기도 한다. 호흡에 따라 자율신경은 물론 뇌파, 심장박동, 혈압도 달라진다. 호흡에 따라 우리의 신체, 감정, 생각이 반응하고 달라지게 되어 있다. 다만 쉽게 의식하지 못하는 것은 숨을 쉬는 것이 반자동이기 때문이다. 의식적으로 호흡을 조절할 수도 있지만 내버려 둬도 자동적으로 일어난다. 특별히 애쓰지 않고 의식하지 않아도 잘 돌아가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이 어떻게 숨 쉬는지 잘 모를 뿐이다. 하지만 호흡이 깊고 안정되면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머리는 맑고 생각이 깊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느낀다. 


호흡은 신체적 기능과 건강을 좌우한다. 

 호흡과 관련하여 현대인의 특징은 호흡이 짧다는 것이다. 믿기지 않지만 중국의 황제내경에 보면 보통 1분에 8~9회 호흡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대인은 15회~20회, 많게는 22회 정도로 2배로 빨라졌다. 얕고 빠른 호흡을 한다는 말이다. 현대인은 배의 횡격막을 통해 깊이 호흡하지 않고 가슴으로 얕고 빠르게 호흡하는 특징을 가진다. 


우리의 몸은 호흡을 통한 산소공급으로 기본적인 신진대사가 유지되는데 얕은 호흡은 산소를 부족하게 만들어 신진대사를 방해한다. 산소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통해 활성산소 등 노폐물을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도 한다(내호흡, 외호흡) 가슴으로 하는 짧은 호흡은 신진대사를 방해한다. 건강하지 못하고 잔병이 많은 사람이 숨 쉬는 것을 유심히 관찰하면 바로 알 수 있다. 특히 산소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신체 부위는 뇌다. 산소가 부족하면 가장 먼저 산소를 독식하듯 끌고 가고 산소가 부족해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도 뇌다. 그런데 현대인은 산소가 부족한 얕은 호흡을 하면서 뇌를 혹사하듯 머리를 많이 쓴다. 산소는 부족하고 머리는 많이 사용하면서 뇌압은 상승한다. 그래서 머리는 무겁고 두통, 충혈, 불면증 등의 문제가 쉽게 일어난다. 


다른 이유도 많겠지만 복부의 횡격막을 사용하지 않는 얕은 호흡은 쉽게 복부가 경직되도록 해서 아래로 흐르는 혈액의 흐름을 방해한다. 스트레스를 받고 긴장상태가 지속되면서 호흡까지 깊게 못하니 복부가 쉽게 경직된다. 횡격막을 움직이는 깊은 호흡은 호흡의 기작을 원활히 할 뿐만 아니라 내장기관을 운동시킨다. 횡격막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아래의 내장기관도 운동시키고 복부의 근육도 탄력 있게 만든다. 


횡격막을 움직이는 깊은 호흡이 복부 아래의 신체적 건강과 균형을 유지하는 비밀이다. 뿐만 아니라 복부는 뇌와 연결되어 있고 복부의 장기들은 이완을 유도하는 미주신경다발들이 연결되어 있다. 배가 경직되고 아프면 소화, 배설, 불면뿐만 아니라 기분까지 엉망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대인은 잘 움직이지도 않고, 횡격막을 움직이며 호흡하지도 않고 긴장은 많이 해서 복부 건강이 적신호일 경우가 많다. 동의보감에서 장이 맑아야 뇌도 맑다는 '장청뇌청'을 이야기했지만 요즘 의학에서 장과 뇌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속속 증명되고 있다. 복부의 건강은 면역, 호르몬, 감정을 관장하는 전진기지다(자세한 것은 다른 자료 참고) 


호흡을 관장하는 폐는 직접 움직일 수 있는 기관이 아니다. 그래서 횡격막과 갈비뼈 등의 신체 움직임으로 호흡과 가스 교환이 일어나도록 되어 있다. 복부의 횡격막을 사용하지 않고 가슴과 어깨, 등 근육을 사용해서 호흡을 한다. 얕은 가슴호흡을 많이 하는 현대인은 어깨와 등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해서 자신도 모르게 이 부분이 쉽게 경직된다. 목, 어깨, 등의 통증이 많은 현대인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호흡을 통한 자율신경의 안정은 심리적 안정과 연결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 가장 좋은 처방은 안정적인 호흡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호흡을 깊게 하면 자율신경이 안정화되면서 이완되고 긴장이 떨어지면서 심리적으로 쉽게 안정을 찾는다.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못하면 호흡도 안정되지 못한다. 반대로 호흡이 안정되면 심리적으로도 안정된다. 오랫동안 가슴호흡을 한 사람은 작은 스트레스 자극에도 격렬하게 반응한다. 잦은 스트레스 상황과 긴장으로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있는 데다 얕은 가슴호흡으로 쉽게 이완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호흡을 깊게 하면 가슴의 폐의 용적이 늘어나고 횡격막이 복무의 장기들을 자극하면서 이완을 촉진하는 미주신경을 자극하게 된다. 가슴호흡은 이완의 길을 막고 있다. 상시적으로 불안과 걱정, 우울을 달고 있는 사람은 긴장되어 있고, 쉽게 긴장하고, 호흡도 얕은 경우가 많다. 심리적 탄력성이 낮고 짜증이나 신경질을 많이 부리는 것도 얕은 호흡과 관련이 있다. 


호흡은 주의를 집중하고 조절한다. 

명상에서 호흡은 주의를 돌리는 대상이며 수단이 된다. 외부와 상호작용하며 산란한 주의를 내부로 돌리는 대상이 되고 다른 환경이나 준비가 필요 없이 주의를 조절하는 수단이 된다. 호흡을 통해 몸과 마음을 연결되려면 주의가 조절되어야 한다. 호흡을 관찰하는 것이 가장 쉬운 일인 것 같으면서도 가장 어려운 것은 자신의 주의를 조절해야 하기 때문이다. 호흡과 마찬가지로 주의도 반자동이다. 내버려 두면 내외부의 자극에 자동적으로 반응하지만 의도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다. 호흡을 통한 심신의 안정은 주의의 조절에 의한 안정, 그 연장선에 있다. 또한 명상을 통한 뇌의 긍정적인 변화는 지속 반복적으로 주의를 조절하기 때문이다. 명상을 하면 활성화되고 변하는 뇌 부위, 긍정적 정서를 유발하는 뇌 부위, 인격적이고 인성적 특성을 만들어 내는 뇌 부위는 주의를 조절하는 뇌 부위와 일치한다. 주의가 안정되고 조절될 때 인간은 고도의 인간다운 일과 인간 이상의 일을 할 수 있다.  주의가 집중, 조절될 때 적은 에너지로 뇌가 집중해서 일할 수 있다. 주의가 산만하면 일은 못하고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가 많다. 아무리 똑똑한 뇌도 주의가 분산된 상태에서는 제기능을 못한다. 기본적인 명상에서 다른 감각은 끄고 편안하게 이완하도록 하면서 숨 쉬고 그 숨을 지켜보는 주의만 살려두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실제로 명상을 하면 활성화되었던 뇌 부위는 꺼지고 주의를 조절하는 부위만 활성화되어 있다. 온몸이 이완되어 잠에 빠져들 듯한데 정신은 맑은 모순적 상태가 명상인 이유도 이해가 간다. 


명상은 호흡을 통해 인간이 최적의 상태가 되도록 하고, 그 상태를 통해 명상을 깊이 끌고 들어 가도록 하는 것 같다.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에 호흡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깊은 복식호흡이 전부인양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강하게 강조한다고 이해하고 싶다. 억지로 복식호흡을 하면 근육이 굳고 호흡 패턴을 완전히 읽어버린다. 명상에서 호흡은 편안하게 내버려 두면서 천천히 깊이 하는 것이다. 명상을 하면서 호흡을 너무 강조하고, 너무 등한시하는 사람들이 있어 나름 쉽게 정리한다고 했는데 한계가 있고 길다. 명상을 하면서 코로 호흡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코로 하는 호흡은 뇌의 각성신호과 관련 있다는 연구가 있다. 호흡할 때 코의 신호를 받아 각성을 조절하는데 입으로 하는 호흡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명상을 하면서 듣는 자세, 원칙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해하면 명상이 한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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