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은 어떻게 감정조절 능력을 높일까?
명상을 하면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향상될까? 된다! 하지만 욱하는 성질을 온순한 양으로 만드는 마법을 부리는 것은 아니다. 천천히 변해간다. 급격한 감정에 온몸이 반응하지만 감정이 지속되는 시간이 짧아진다는 것을 느끼면서 변화는 시작된다. 그리고 감정이 몸과 마음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느끼게 되고 정확히 어떤 감정인지 더 잘 알게 된다. 이쯤 되면 기분이 흐뭇하고 자신의 감정을 상대하는데 부담이 줄고 자신감이 생긴다.
누구나 느끼겠지만 감정조절이 힘든 것은 자신이 인식하기도 전에 온 몸과 마음을 감싸고 폭발하기 쉬운 것이 감정이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에게 감정의 속도는 그 감정을 인식하고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다.(우리의 뇌는 감정을 항상 응급으로 취급하고 때에 따라서 인지를 거치지 않고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감정을 조절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명상을 하면 주의를 조절하는 능력이 강화되어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도 생기지만 감정을 떨어뜨려 경험하기 때문에 감정을 보다 명확하게 인식하고 감정이 과잉 활성화되는 것을 방지한다. 그래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맞는 행동을 할 기회가 많아진다. 감정이라는 파도에 휩쓸려가지 않으면서도 감정을 명확하게 읽기 되니 나의 감정과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감정조절이 안 되는 사람의 특징은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 늦다. 감정이 폭발해서 몸이나, 말, 행동으로 튀어나온 후에야 인식하기 때문에 자신도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잘 알지 못한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감정에 휩싸여 어쩔 줄 모른다. 아니면 튀어나온 감정에 맞춰 뒤늦게 상황을 합리화하기 바쁘다.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 늦고 정확한 감정을 모르니 조절은 힘들고 자신에 대한 존중감은 더 떨어지게 된다.(자신의 감정을 잘 인식하는 사람이 자기존중감이 높다)
흔히 감정조절 훈련에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표현하고 감정이 활성화될 때 몸의 상태를 표현하도록 한다. 감정은 나라는 사람이 감정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쉽게 가라앉고 온순해진다. 명상은 주의를 조절하며 감정과 몸의 반응을 살피는 것을 반복하기 때문에 감정조절에 효과적이다.
보편적인 마음챙김 명상의 핵심은 현재에 일어나는 내부의 감정, 감각, 생각이나 외부의 사건들에 대해 판단하지 않고 수용적으로 경험하고 인식하는 것이다. 눈을 감고 자신의 호흡을 살피다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들을 관찰한다. 마치 자신이 제 3자인 것처럼 떨어져 일어나는 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경험한다. 생각이나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그냥 떠오르는 것을 관찰하며 읽는다. 주의는 현재에 초점이 있고 판단하지 않고 관찰하기 때문에 수용적으로 경험하게 된다(판단하지 않고 경험하는 것은 수용적 인식을 자연스럽게 촉진시킨다). 그러니 일정한 거리와 공간을 두고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이것만으로도 주의조절 훈련이 된다.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 때문에 감정과 생각, 감각을 인식하는 능력이 확대된다.
정리하자면 명상이 감정을 조절한다는 것은 1) 판단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것을 비판단적인 경험이라고 하는데 의도적인 관점의 전환과 주의조절의 효과다. 제 3자의 메타적 관점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생각이나 감정에 쉽게 휩쓸리지 않고 감정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감정과 떨어져 판단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그저 관찰하고 읽는다. 그렇기 때문에 2) 감정을 덜 활성화시킨다. 또한 3) 감정에 대한 자동반응을 감소시킨다. 마지막으로 4) 있는 그대로 수용적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감정에 대한 자동적인 저항감이나 폭발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들의 경우 감정을 바꾸거나 싸우는 것보다 감정을 읽고 받아들이는 것이 감정을 줄이는데 더 효과적이다.
뇌의 관점에서 볼 때 주의를 조절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것은 전두엽에서 이루어진다. 전두엽이 발달하고 잘 활성화되어야 한다. 감정은 변연계의 편도체에서 주로 일어나는데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되면 전두엽은 조절하는 힘을 잃어버린다. 명상은 반복적인 주의조절 훈련을 통해 전두엽을 활성시키고 편도체와의 연결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감정을 안정적으로 읽으면서도 조절할 수 있는 힘을 잃지 않게 한다. 전두엽이 조절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 명상인 셈이다. (전두엽과 편도체를 연결하는 대상회의 활성, 전두엽은 배외측전전두엽의 활성화)
그러고 보면 일상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들어주는 친구와의 안정적인 대화는 명상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감정을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일기를 쓰고 자신에게 말을 하는 셀프토그(slef talk)도 마찬가지다. 반복적 명상을 통해 자신의 주의와 감정, 감각, 생각과의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전두엽의 조절능력을 강화한다고 볼 수 있다.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반복된 실행으로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자신의 감정을 읽고 이해하고 선택해서 행동할 수 있는 여유와 공간을 가지게 된다. 그 관계의 공간이 자연스러운 감정조절을 이끌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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