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문장을 통해 현실의 더 넓게 해석하고 품을 수 있다.
출판사에서 책 한 권을 선물 받고 멋진 문장들로 가득할 것이라는 기대가 좀 어리석었다는 반성을 하게 했다. 멋지고 사치스러운 문장보다는 70대 노장의 독서에서 뽑아낸 감동과 삶이 어우러져 문장을 음미하는 시간을 더 많이 주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각 문장에는 작가가 읽었던 수많은 책들과 경험의 이야기들이 얽혀 있어 문장 하나로 많은 책들을 읽고 경험하는 듯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제시한 명문장을 독자의 이야기와 함께 대화하며 즐기는 시간을 준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멋이나 사치가 아니다. 수많은 책들과 문장들 속에서 남겨져 있는 지혜를 찾아서 자신의 현실을 보다 주도적으로 읽게 해주는 내용들이다.
고전적 지혜를 그대로 이어 나가면서도 작가만의 해설과 현실적인 판단들이 지혜를 실행하는 지렛대가 되는 듯하다. 가장 좋았던 것은 두 번째 글 “우연을 붙잡아야 하는 이유”에 있었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강물이 흐르는 대로 흘러가면서 사는 것, 인간의 힘으로 바꾸기 어려운 순간순간을 받아들이며 사는 수용력의 지혜를 강조한다. 우연이라는 변화의 순간을 받아들이며 힘든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인생을 즐길 수 있을 때 우리는 불행을 이길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모든 내용에서 책 읽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책에는 저자가 읽은 수많은 고전의 이야기를 해설과 함께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어 좋다.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는 종횡사고”에서 시간과 역사의 종적 축에서 옛사람들의 책을 읽고, 현재라는 횡적 축에서 환경이 다른 사람들과 사건으로 배울 것을 원한다. 이것이 ‘종횡사고’로 두 축에서 지식을 쌓으면 사물의 전체 상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작가는 ‘배움’을 강조하는 듯하다. 끝없는 배움과 성장이 인생을 자유롭게 만든다고 말하는 듯하다. 배움과 성장의 방식에서 <하나를 배우면 인생은 그 하나만큼 단순해진다>라고 말한다. 배움을 끈을 놓지 않지 않을 때 뒤엉켜 복잡한 것은 풀리고 단순해진다고 강조한다. “배울수록 사는 게 수월해지고 인생이 즐거워진다"는 그의 고백은 코코 샤넬이 하루에 꽃 이름 하나 정도는 외울 수 있다는 말에 인생의 위대함을 느낀 듯하다. 욕심 내지 않고 하루에 하나라도 배우는 위대함에 기대를 걸게 한다.
70을 넘긴 작가의 글에서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인정하기 힘든 순간들에 대한 수용력이 냉철한 판단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도전은 현실의 인정과 수용에서 더 명확하게 행동을 이끈다고 느꼈다.
“지나간 불행을 한탄하는 것은 새로운 불행을 불러들이는 지름길이다”
-월리엄 셰익스피어 <오셀로>
양자택일에서 후회하지 않는 법, 후회의 낭비적 순간에 머무르지 말고 그 순간을 받아들이고 하고 싶은 일을 당장 시작하자고 말한다.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하게 될 때 변화시킬 수 없는 곳에서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오히려 그 에너지를 모아서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에 자신을 몰입시킬 수 있는 지례를 강조하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많은 문장들을 읽으면서 라인홀드 니버(Reinhold Niebuhr)의 기도문에서 강조하는 용기, 분별의 지혜를 느낄 수 있다.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화를 주시옵고
제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주시옵소서
그리고 이 둘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이 책은 책상 근처에 두고 오고 가며 들추고 싶을 때 무심히 읽고 또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러다 일상의 자기 삶과 우연히 만나며 생각과 이해를 깊이 끌고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때로는 마일드하게 담담함으로 짜릿함이 떨어지는 듯하다. 하지만 그 짜릿함은 독자가 만들도록 기회를 남겨둔 책인 듯하다.
이 글은 출판사 책을 지원받아 읽고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