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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윌버와 샬롯 Aug 19. 2022

[책방일기] 김동률 '여름의 끝자락'을 들으며

: 심심해서 그랬어

책방으로 출근하면 책방지기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라디오를 켜는 겁니다.


어렸을 적부터 공간에서의 적막을 좀 견디지 못하는 편이었어요. 라디오를 많이 들으며 자랐어요. 덕분에 음악은 귀가 아플 때까지 클래식부터 가요, 팝, 급기야 국악까지 편식 없이 듣고 자랐어요.


어제는 클래식이 나오는 시간대에 김동률의 <여름의 끝자락>이 흘러나왔어요. 알고 보니 진행자가 피아니스트인데 그가 연주하는 피아노 반주 노래라서 나온 것 같더라고요.


아침부터 들은 김동률의 '여름의 끝자락'



더운 여름의 끝자락

매미들은 울어대고

느릿느릿 읽던 책 한 권 베고서

스르르 잠든다

내가 찾아간 그곳은

꿈에서만 볼 수 있는

아침이면 까마득히 다 잊혀질

아득히 먼 그곳

가물가물 일렁이는

누구일까 애타게 떠올려 봐도

무엇을 찾고 있는지

코끝이 시리다

홀로 걷고 있는 이 길

어제처럼 선명한데

이 길 끝에 나를 기다릴 누군가

마음이 급하다

라라라라 읊조리면

어느샌가 겹쳐진 낯익은 노래

그 순간 눈은 떠지고

바람만 흐른다

또 꿈이었나 멍하니 기지개를 켜다가

젖어 있는 내 두 눈을 비빈다



캬아~ 눈물 한 방울 똑 흘려야 될 것 같은 분위기~ ^^ 달라진 아침저녁 공기를 피부로 느끼는 요즘, '여름의 끝자락' 가사만 들어도 갑자기 막 가을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어제는 기분이 원래 좀 울적했어서 그랬던 건지, 아님 김동률의 노래를 들어서 그런 건지 어째 마음이 쫙 가라앉고 멜랑꼴리 해지더라고요. ^^


벌써 여름을 보내려는 마음이 성급할까요? 여름의 끝자락을 들으며 보리 계절 그림책 여름편 '심심해서 그랬어'를 꺼내 봅니다. 푸르디푸른 자연 그림만 보더라도 도심에서 밤낮으로 울던 맴맴 매미소리가 들리는 듯도 했어요.


여름의 끝자락, 심심하든 그렇지 않든 건강하게 보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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