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국민 일보에 제 칼럼 ‘중년 여성의 알바 생활’ 12화 ‘모자(母子) 알바’가 실렸습니다.
이번에는 쓰기의 기술 중 ‘장면으로 쓰기’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제 글을 읽은 많은 분들이 제 글은 영화처럼 그려진다고 말하십니다. 이번 칼럼은 특히 그렇습니다. 글은 3일에 걸쳐 일어난 일입니다. 하루에서 다음날로 넘어갈 때 특별한 연결어를 주지 않고 글을 두부 자르듯 문단을 나눴습니다. 장면 중심으로 쓰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글로 쓰는 하나의 장면에서는 여러 요소가 배려되어야 합니다. 장면은 기본적으로 인물이 행동을 통해 이야기를 진전시켜야 합니다. 첫날 일어난 일을 장면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첫 두 문단이 첫날 일어난 일로 아들을 공장 알바에 데려가기까지의 과정입니다. 첫째, 장면의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이 장면에서는 작가가 아들을 공장 알바에 데려가는 이유를 밝히는 게 목표였습니다.
둘째, 장애물이 있어야 합니다. 인물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방해하는 것들이 있어야 사건이 만들어집니다. 이 글에서는 작가의 아들이 철이 없어서 밤새 컴퓨터 게임이나 하는 게으름이 목표를 방해하는 장애 요인이 됩니다.
셋째, 사건이 발생했으므로 결과가 있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결국 아들은 공장 알바를 가겠다고 답을 합니다. 작가의 목표가 달성되는 순간입니다.
넷째, 다음 장면을 위한 단초를 깔아야 합니다. 이 문단에서는 마지막 문장 ‘연락은 아들에게 직접 해 달라고 나는 부탁했다. 이제 스무 살 성인이 아닌가?’가 향후 전개의 단초가 됩니다. 이걸로 인해 다음 장면에서 사건이 또 일어납니다.
하나의 장면에서는 감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고려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앞 두 문단의 장면에서 작가는 아들에 대한 미심쩍음, 불신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안심이라는 감정에 도달합니다. 감정의 진폭이 크지는 않지만 모든 장면에서는 감정이 변해야 합니다. 절정 장면에서는 감정이 진폭이 극대화되어 주제를 드러내게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칼럼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게는 군대에 다녀온 아들이 있다. 3년 전 아이가 입대를 기다리는 기간이었다. 특별히 하는 일이 없이 매일 방 안에서 컴퓨터 게임이나 하며 놀고먹었다. 공장 알바를 함께 가자고 했다. 엄마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 지도 알려주고 아이가 스스로 돈 버는 법도 알게 하고 싶었다.
컴퓨터 키보드를 열심히 두드리면서 ‘응, 엄마!’하고 무심결에 대답했다. 놓치지 않고 인력 알선 업체에 알바 신청을 했다. 업체는 다음날 화장품 포장 공장에 여자와 남자를 모두 필요한 자리가 있다고 답변을 했다. 연락은 아들에게 직접 해 달라고 나는 부탁했다. 이제 스무 살 성인이 아닌가?
* 아래 내용은 링크를 따라가시기 바랍니다.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61181495&code=11171476&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