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봉규 PHILIP Mar 01. 2020

[문제해결] MECE

에세이. 조미진 작가. 20170715. 


이 그림 어떠세요. 

                     

청계 양태석 화백. 히말라야.


한국 산수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양태석 화백 작품입니다. 이 그림에 눈길이 간 것은 다섯 가지 원색 조화가 기찼기 때문입니다. 섞였다가는 큰일 날 독특한 개성들이 캔버스에 모여 새로운 히말라야를 만들어냈습니다. 히말라야가 서로 다툴까 봐 보이는 순서를 색으로 분류한 듯합니다.



한국화는 먹과 한지를 재료로 산수를 표현합니다. 그런 산수를 캔버스에 물감으로 표현하는 것은 독특한 화풍입니다. 이에 대해 양 화백은 "한국 산수에 서양 재료를 쓴다고 서양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한국화다."라고 말합니다. 듣고 보니 그러네요. 재료로 한국화 서양화를 구분하는 건 고정관념일 수 있겠네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이 창작의 숨은 뜻이라고 일러주는 것 같습니다.



'히말라야'하면 떠오르는 유명인사가 있습니다. 한국인 최초 에베레스트 정상 등반에 성공한 고(故) 고상돈 대장입니다. 고상돈 대장 앞에 펼쳐진 히말라야는 어떤 모습였을까요. 양 화백도 이것이 궁금하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말을 걸었을 겁니다. 숨을 몰아쉬며 한 발 한 발 내디뎠던 순간순간을 고 대장은 양 화백에게 실감 나게 전했을 겁니다. 태극기가 휘날리는 정상에서 장수·부귀·행복·평화·사랑을 염원하는 고 대장 마음을 양 화백은 봤을 겁니다. '히말라야'는 이렇게 ‘창조와 도전’이라는 두 가지 감동을 안겨 준 인연이 되었습니다.


이제 "영화 히말라야 이야기하겠네" 하겠지만 그쪽이 아닙니다. MECE(Mutually Exclusive and Collectively Exhaustive). '상호간에 중복되지 않고 전체로는 누락이 없다'는 뜻입니다. 문제 해결 전 과정에서 요긴하게 작용하는 원칙입니다. 양 화백 그림에 '오방색' 원칙이 있고, 고 대장 등반에는 ‘포기하지 않는’ 원칙 같은 겁니다. 이 원칙은 사실을 분류할 때에도 사용합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오감으로 모은 사실들을 서로 다투 지 않는 공통점을 찾습니다. 그들을 모아 그룹을 만듭니다. 그렇게 한 그룹으로 묶인 사실들은 비교적 같은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창조하지 않으면 예술이 아니다"처럼 말입니다. 이 말은 양 화백 당신 작품에 대한 당위성과 지향성을 동시에 느끼게 해 줍니다. 


MECE는 한 마디로 "중복되는 것을 지우거나, 모든 아이디어를 고려하는"


흩어진 사실을 MECE 원칙으로 불러들여 자신이 판명하고자 하는 문제의 본질을 이루는 말. 그것을 '문제 정의'라고 합니다. 흩어져 있는 배타적인 산봉우리들을 오방색 원칙으로 불러들여 히말라야를 한국 산수로 창조하는 일. 한국 산수에 대한 문제의식이 만들어 낸 문제 해결은 아닐까요. 그나저나 히말라야가 참 MECE 하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