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진(Cho Mi Jin) 작가
어느 오후라고 썼던 첫 말을 어느 가을 오후라고 고쳐 썼다. 마음이 집 밖을 나가지 못한 탓이었다. 그러다 보니 계절이 들고나는 일조차도 무심하게 넘길 찰나 조미진 작가 포스팅이 내 마음에 가을을 안겨줬다.
한 작품에 “눈물 흘렸어요!”라고 소감을 남겼다. 오랜 시간 감고 있던 속사정이 스스로 빗장을 풀자 벌어진 일이었다. 눈물이 뜨겁다라고 말하면 누군가는 말 못 할 사정이 그동안 있었구나라고 위로하고, 또 누군가는 이제 그만 그 사람 놓으라고 말한다. 속앓이도 때가 있고 계절이 있으니 이 시기에 끙끙 앓던 일 다 내보내야 겨울 들면 온 세상 하얀 풍경을 맘껏 즐길 수 있다고도 했다.
가슴에서 눈물을 씻어내고 “네, 그리하겠습니다”라고 답했더니만, 가을이 제 속살을 내보였다. 조미진 작가 작품 속 어느 가을 오후, 나는 그 속살을 부비고 있다.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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