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좋은 집을 파는 마녀 이야기
<굿하우스>를 읽고
주인공 힐다 굿은 마녀 핏줄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다른 사람이 가지지 않은 특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그 집에 들어가면 주인이 가지고 있는 내면을 뚫어 볼 수 있다는 것.
그녀는 알코올 중독자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힐다를 사랑 하는 딸 에밀리와 테스는 그런 엄마를 걱정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에게 많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자신은 유능한 부동산 중개사라고 스스로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본인이 생각하는 유능한 부동산 중개사란 저렴한 가격에 비싼 가격으로 땅과 집을 팔아 그에 따른 많은 중개료를 받는 사람이다. 자신처럼. 그러던 어느 날 리베카라는 자신과 비슷한 느낌을 풍기는 여인을 만나면서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책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스릴러를 즐기는 편은 아닌 것 같다. 보통 심리학 자기계발서나 몇 백 년을 살아남은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세계문학전집, 아니면 베스트셀러 소설을 읽는다. 픽션보다 논픽션을 더 좋아하고 전통 스토리를 장르 소설보다 좋아하는 편이다. 근데 이 책을 읽은 이후 스릴러 지분이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내 취향이다. 화자인 힐다 굿은 분명 완벽한 인간이 아니다. 불안한 내면을 가진 사람인데 그 사람 기준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그야말로 위험천만에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을 안고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출처 jtbc요즘 나는 부부의 세계를 즐겨 보고 있다. 다양한 캐릭터를 가진 사람들이 실제 사람인 듯 움직인다. 이들이 서로 상처 주고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이유는 바로 사랑이다. 이 사랑이 더 심각해지면 이 책 속 인물들처럼 범죄로 까지 더 나아갈 수 있다. 집과 부동산을 끼고 벌어지는 이 오싹한 이야기는 뭔가 럭셔리하면서도 텅 빈 느낌을 버릴 수 없다.
힐다 굿이 갖고 있는 자신에 대한 판단이 바로 그 공허함의 큰 이유였다. 그녀는 남에게 보이는 럭셔리한 자신, 유능한 나, 완벽한 가정과 이미지를 가진 본인을 강조하며 살아갔다. 그랬기에 진정 자신이 원하는 나를 무시하며 살았다. 완벽함을 따르려다 무너지는 존재를 가장 가까운 딸들이 감지한다. 물론 이미 알코올 중독증으로 자신이 술에 취한 채 운전한 줄 모르는 상태까지 왔다면 늦어도 한참 늦긴 했다. 이 위기를 제대로 감지한 게 피붙이들이었다.
나는 이런 기준을 삼은 주인공이 흡사 요즘 학벌주의에 휩싸인 요즘 한국 교육 기준에 적용이 됐다. 요즘 엄마들은 아이를 잘 키운 기준을 힐다 굿처럼 세운다. 영어 능력 어느 정도 수학 국어 등 학업능력 얼마 이상, 예체능 몇 개 사교육 시킬 것 등등. 이런 보편적 기준을 삼고 이에 맞게 되면 스스로 아이를 잘 키운 엄마라는 이미지를 씌운다. 과연 잘 키운 것일까? 아이들은 자신이 가진 내면에 무얼 원하고 어느 방향으로 자라고 싶은지 알지 못한 채 남이 보이는 나에 맞춰서 그렇게 살아가는데?
이번에 코로나가 잠잠해지는 줄 알기 직전 이태원 클럽에서 확진자가 많이도 나왔다. 그 안에 고등학교 학생들도 꽤 있다고 한다. 이들이 너무 일찍 어른들 향락에 뛰어들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주인공이 먹는 술과 고등학생들의 춤바람은 일맥상 통해있다. 유명한 대학에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똑똑한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똑똑한 사람만이 유명한 대학에 들어가는 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유명한 대학에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주변 사람과 같이 자신도 똑똑한 사람이라고 착각을 넘어 월권을 행사하는 사람도 본다. 내 생각에는 그런 사람들보다 유명 대학에 가지 못한 똑똑한 사람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힐다 굿의 비즈니스 모델은 옳지 못하다. 그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레베카가 그런 일을 저지른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렇다. 억지로 꾸민 외부 모습은 문제가 드러나게 되어있다. 이 소설은 누군가를 죽이는 살인 사건을 그리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은 내 내면이 가진 어떤 면을 살렸다. 외부에 잘 보이기 위해 억지로 내 자신을 꾸미면 힐다 굿처럼 탈이 난다. 어떤 우연한 사건은 어쩌면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언젠가는 터졌어야 할 폭탄뿐이다. 마지막에 그 해답을 준 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