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복이가 춥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춥단다.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자면서 그런다.
“긴팔 입어.”
“덥단 말이야.”
덥다는 것인지 춥다는 것인지 원. 잘 때는 덥고 일어날 때쯤, 아침이 되면 춥다고 한다. 달복이는 이불을 뻥 걷어차고 자니까 그렇다. 자면서 이불을 한쪽으로 밀어 놓는 것도 아니고 이리저리 움직이다 이불이 자연스레 젖혀지는 것도 아니다. 달복이의 이불은 늘 발로 몇 번을 걷어찬 것처럼 발 밑에서도 한 참 아래쪽에 뚝 떨어져 있다. 내가 밤중에 깨어나면 아이는 늘 이불을 헐벗은 채 웅크리고 강아지 안는 베개를 꼭 안고 잔다.
“어떻게 하면 이불을 안 걷어찰 수 있을까?”
달복이가 누워서 그런다. 더운 여름에는 상관이 없었지만 새벽 기온이 뚝 떨어지니 춥긴 추운가 보다.
우리의 의견을 모아봤다.
달복이와 복실이 나, 이렇게 셋이서 잘 때 이불을 안 차내는 방법에 대하여 모의하다.
“발을 묶어. ”
“이불을 발에 묶어. ”
“엄마가 이불을 깔고 자. ”
“또 무슨 방법이 있을까? ”
“이불을 몸에 묶어. ”
“이불 말고 발버둥을 못 치게 몸을 묶는 건 어때? ”
‘얘들이 묶는 건 왜 이리 좋아하는 걸까.’
“너희들 어릴 땐 수면 조끼를 입혔는데 다시 수면 조끼 입을까? 부들부들 뽀글이 수면 조끼. ”
“이불로 조끼를 만들어 입자.”
“방법 더 없어? ”
“이불을 걷어차는지 감시하는 거야. 밤을 새. ”
“그거 나한테 밤을 지새우며 너희들을 지켜봐 달라는 거야? ”
“아니 나 스스로를 지킬게. ”
“핸드폰을 보면서 새겠지? ”
“당연하 지? ”
달복이는 이불을 꼭 덮고 잘만 잤다. 얇은 이불로 바꿔 덮어서 그런가? 추워지는데 더 얇은 이불을 꺼내 덮는 게 좀 사리에 안 맞지만 이불을 안 차고 잘 잤으니. 밤새 기름보일러가 돌아가 바닥이 따끈했다. 그래도 새벽이 되면 써늘한 공기는 어쩔 수 없다. 달복이는 일어나자마자 긴팔 긴바지를 찾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