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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산을 옮기다98일   

by 눈항아리 Mar 21. 2025

“이제 얼마 안 남았어. 며칠만 힘내자. ”

소파에 빨래와 앉아 있는 누군가에게 건넨 말이다. 인증과 글쓰기를 위해 빨래를 갰음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이유가 무어 중하겠는가. ‘했다’는 행동이 중요하다. 결과를 얻기 위해 동원되는 작은 ‘미끼’ 하나 정도는 필요한 법이니까.

떡밥을 잘 물어준 덕분에 지금까지 수월하게 <태산을 옮기다> 인증 프로젝트를 이어올 수 있었다. 일상 속 작은 습관 들이기 참 쉽기도 어렵기도 하다. 그러나 긴 시간 우여곡절 끝에 100일의 정성을 다하면서 ‘뭐든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물론 같이 시작한 100일 운동과 100쪽 100일간 책 읽기는 영 진척이 없다. 나는 (진심) 인간적인 매력을 추구하는 멋진 사람이다. 모두 다 잘 척척 잘 해내면 너무 비 인간적이지 않은가.

살림을 살다 100일의 기적 중 1탄, <태산을 옮기다>가 끝나간다. 다음을 이어가기 위해 나는 시작하면서부터 1탄이라 이름 붙였다. 그럼 자연스럽게 나의 성격상 2탄을 준비할 테니까.

뭘 해야 할까 집안일 3 대장 중... 남은 이틀 동안 열심히 구상해 봐야겠다.

빨래를 했으니 청소나 설거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할 것 같은데 뭐 쉬운 것 없나. 이런 잔머리 대마왕 같으니.

청소도 엄두가 안 나고, 설거지도 엄두가 안 난다. 이불을 갤까? 사실 나는 이불을 안 개는 사람이다. 일 년 열두 달 365일 펼쳐놓고 살면 좋겠다. 뭐가 되었든 1탄이 있으면 2탄 3탄이 줄줄이 나온다는 말인데 한 번씩 다 할 것을 고민할게 무언가. 그냥 골라잡아!

그건 이틀 후에~~ 제일 쉬운 것으로!

 

이불을 정리해 볼까? 아이들에게 의견을 물어본다. 왜냐, 이불을 개려면 복실이와 달복이가 조금 더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복실이가 아침에 이불 개기를 위해 일찍 일어날 수 있을까? 이불을 개라는 것이 아니라 이불에서 비켜줘야 갤 것이 아닌가. 아이들과 조율해 봐야겠다.

안 봐도 비디오. 아침의 번잡스럽고 소란스러운 준비 시간. 게슴츠레 눈을 가진 달복이와 눈을 감은 복실이를 질질 끌어 문지방 앞에까지 데려다 놓고선 이불 개는 나의 모습이 그려진다. 다른 것을 찾아봐야 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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