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프라이 6개

by 눈항아리

바쁘다 바빠. 바쁜 아침에 계란 프라이를 하려니 조바심이 난다. 6인 가족 계란 프라이 6개를 해야 하는데. 예쁘게 하려면 둘, 셋을 깨 넣어야 하지만 급한 마음에 6개를 몽땅 털어 넣었다. 하나의 프라이팬에 6개의 계란 프라이. 함께하는 프라이, 붙어버린 흰자. 어쩌나. 어쩌긴 적당히 나누면 된다. 뒤집개를 세워서 중간쯤을 가늠해 자른다. 좀 각진 모양의 계란 프라이도 괜찮다. 매일 그러진 않는다. 가끔이다.


다 익을 때까지 기다리려니 조급증이 인다. 익어라 익어라. 아침엔 바쁘다 바빠. 노른자 빨리 익으라고 뒤집개로 십자가 모양으로 터뜨린다. 그러고도 마음이 급해 흰자, 노른자 가리지 않고 뒤섞는다. 뒤집개로 휘휘 저었다. 불은 중불에서 강불로 올렸다. 한 뭉텅이로 합쳐지고 흩어지고 정신없는 계란이다. 노랑과 하양의 대비가 분명한 스크램블 완성! 몽글몽글함 없는 굳어버린 흰자와 노른자의 조합. 부숴버린 계란 프라이 같은! 몽실몽실 부드러운 연한 노란색 스크램블에그가 맛있는데... 그냥 처음부터 섞어버릴 걸 그랬다. 인내심을 가지고 계란 프라이가 될 때까지 기다릴 걸 그랬나. 후회해도 소용없다.


이미 섞어버린 계란인걸.


잘게 부서진 흰색과 노란색의 조합, 단단한 식감의 스크램블에그라 부르고 싶은 이 음식을 어찌어찌 잘 먹일 수 없을까.


잘! 안 보이게 하면 된다. 뒤집개로 다져진 계란 위에 밥을 얹었다. 유부초밥 한 봉을 뜯었다. 찝찔한 액체와 가루를 쏟아붓고 설렁설렁 뒤집었다. 하하. 계란이 밥과 분리된다. 참으로 단단하고 독립적인 계란이다. 고깔모자 같은 세모 유부에 구겨 넣었다. 숟가락으로 꾹꾹 눌렀다. 유부피에서 밥과 계란이 쏟아져 나올지도 모르니 모자 모양으로 엎어놓을 수 없다. 반대로 뒤집어 놓았다. 아무도 모양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계란 넣은 유부초밥이 완성되기 무섭게 식구들 입으로 바로 들어간다. 손이 바쁘다. 섞은 밥이 다 떨어지거나 유부피가 다 떨어지면 만들기가 끝난다. 프라이팬 속의 밥이 다 떨어졌다. 계란만이 점점이 프라이팬 바닥에 떨어져 있다. 모으니 한 무더기. 나의 아침으로 맛있게 퍼먹었다.


유부는 하나씩 아이들 입으로 쏙쏙 들어갔다. 믿고 먹는 엄마의 계란 유부초밥.


아무도 모를 거야, 내가 그런 걸.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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