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같은 친구
내겐 선물 같은 친구가 있다. 자석처럼 어디에 있든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이 연결된 그런 친구다. 나이는 내가 한 살이 더 많으니 동생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동생으로 생각하지 않은 그야말로 찐 친구였다.
그 친구는 유난히도 많은 선물로 나를 위로하며 기쁨을 주었다. 때마다 나를 챙겨주던 그 마음에 나는 감동했다. 나뿐이었겠는가? 내 딸아이 샤이니를 위해서도 아끼지 않고 좋은 것들로 선물했다. 놀이공원과 동물원에도 같이 데려다주고, 폴리 테마파크를 비롯해 뮤지컬 공연과 딸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넘치도록 선사했다. 해외에서 들어오면 가장 먼저 만나는 친구가 바로 그녀였을 정도다. 생각만 해도 마음 따뜻하고 울컥하게 만드는 친구다. 세세히 우리의 형편과 필요를 살펴주는 친구의 마음에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내가 귀국해서 한국에 정착할 때도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줬는지 모른다. 책을 보내주고, 필요한 생필품과 화장품까지 챙겨서 택배를 보내왔다. 한 번은 가리비가 맛있다고 해서 먹고 싶다고 했더니만, 바로 택배 상자에 싱싱한 가리비를 한가득 채워 보내주는 게 아닌가? 나는 난생처음으로 가리비를 찜통에 올려 푹푹 쪄 봤다. 입을 쩍 벌리고 잘 익어있는 가리비를 열어서 오물오물 씹어먹는 맛은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신선한 맛 그대로였다. 얼마 전에는 새콤 달달한 귤 한 상자도 보내와서 딸아이가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모른다.
그렇게 사랑의 빚을 지다 보니 나도 가끔 여유가 있을 때는 친구에게 택배를 보내주기도 했다. 지금은 뭐가 그리 분주한 지 그러지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내 머릿속이 복잡한 모양이다. 머리를 정리 좀 해야 하는데 큰일이다.
일 년에 한 번 우리 집에 와서 잠시 머물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데, 그녀의 보따리에는 항상 선물이 가득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물건도 종종 있었다. 재미난 선물까지도. 보물 상자처럼 즐거움을 주는 기발한 선물들이다. 내겐 익숙하지 않은 미용용품이나 생필품도 포함되어 있곤 했다. 난 그 마음과 손길에 늘 고맙다. 나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친구가 있으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지난 11월 말에는 친구와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서로를 위한 특별한 선물의 시간이었다. 같이 비행기를 타고, 자동차를 운전하며 제주도 해안도로를 달렸다. 같은 방 다른 침대에서 큰 대자로 누워 잠을 자고, 먹고 싶은 제주도 특별요리들을 섭렵했다. 족욕 마사지를 하고, 아쿠아리움에서 색색의 물고기와 수중 공연을 즐겼으며, 상큼한 제주 감귤을 까먹었다.
진정한 선물 같은 여행이었다. 사실 그러고 보니 가족을 떠나 친구와 단 둘이서 여행을 떠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함께 할 수 있었던 제주 여행에 감사하다.
또한 그 친구 존재 자체가 내겐 선물과 같다.
가장 고귀한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