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ry Of The Poor
끝도 없는 길을 가고 있다. 내비게이션에는 도로 위 직선의 노란 선이 선명하다. 가다 보면 분명 목적지는 나온다.
유학오기 3년 전, 한 달간 미국 여행을 했었다. 그 당시에 하버드에 다니던 큰언니가 여름 방학 동안 LA에서 인턴을 했었다. 수영장이 있는 하우스를 단기 렌트해서 훌륭하게 잠잘 곳이 생겼었다. 기회를 틈타 한 달간 함께 있으며 LA, San Francisco, Lasvegas, Grand Cayon, Boston, NewYork 을 여행했다. 언니 덕에 은색 머스탱을 타고 끝도 없는 지평선과 뉴욕의 마천루를 여행했다. 장엄한 그랜드 케년과 요세미티공원의 수천 년 된 나무와 훼손되지 않은 숲도 좋았지만, 난 수평선처럼 펼쳐진 지평선을 달리는 것이 좋았다. 그 끝도 없는 직선의 길을 달리다 보면, 세상의 모든 가능성이 열리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가 참 작다는 것을 난 미국에 가서 알았다. 어디에나 산이 있고 커브가 있고 집이 있는 막힌 풍경과 달리, 미국의 하이웨이는 광활하다. 그 끝도 없는 길에 오로지 나만, 우리 차만 달리고 있으면 아무리 빠른 속도라도 꼭 멈춰있는 것 같았다. 그 당시 언니가 좋아하던 Pizzicato Five와 Macy Gray, Lauryn Hill의 CD를 반복해서 들었다. 지금도 맥시 그레이의 I Try (https://youtu.be/WEQ0l_m3Xm0?feature=shared)와 로렌힐의 To Zion(https://youtu.be/SWz-RU3OtmA?feature=shared)을 들을 때면 그날의 지평선과 설렘이 떠오른다. 가사처럼 끝없이 Marching Marching Marching Marching 행진할 것 같았다. 미국은 나에게 아름다운 나라였다.
다시 미국에 왔을 때, 나는 여전히 그 지평선이 좋았다. 어디로든 나를 데려다줄 것 같았다. 그 끝에 영광이 있고, 성공도 보였다. 한번 더 Route 66을 끝없이 달리고 싶었다.
폭설을 뚫고 시애틀의 국제공항을 가던 때였다.
겨울방학이 시작하고 인터넷으로 드라마를 보다 로딩이 늦다는 말다 안 되는 이유로 한국행 비행기표를 샀다. 다음 날 풀만에 있는 국내선 공항에 갔을 때, 폭설로 모든 비행기가 모두 취소되고 공항이 문을 닫았다. 2시간 거리의 스포케인과 루이스톤의 국내선 비행기까지 모두 결항 됐었다. 백인들은 흔히 있는 일인 듯 하나 둘 공항을 떠났다. 나는 예정된 한국행 비행기를 놓치고 야간 비행기를 다시 예약했다. 차를 렌트해서 눈 오는 고속도로를 달렸다. 길은 눈으로 뒤덮여 중앙선도 아스팔트도 인도의 구분도 없이 백색이었다. 거리에 차도 사람도 동물도 없었다. 몇 개월 동안 간헐적으로 내린 눈으로 세상은 완전히 얼어있었다. 5시간 거리의 시애틀까지 7~8시간은 걸린 것 같다. 그 하얀 지평선이 그렇게 막막할 수가 없었다. 시애틀에 도착할 즈음 석양이 지고 있었다. 나는 어디로 가려고 목숨을 걸었나? 나는 가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있고 싶지 않았다. 아름다운 나라 미국에 더 있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3주 후,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나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1년 반을 더 버텼다. 어떻게 그렇게 싫을 수 있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이해가 안 간다.
내 마음속에는 언제나 음악이 흐른다. 그때 그때 내가 흠뻑 빠져 흥얼거리는 음악이 있다. 미국에 있을 때는 어쩌다 한 번씩 혼자 동네의 작은 성당에 노래를 들으러 갔다. 나무로 된 십자가가 있는 가난한 성당에서 주말이면 학생들로 이루어진 성가대가 노래를 불렀다. 가사가 다 귀에 들어오는 것도 아닌데 위로가 되었다. 아직도 기억하는 한 곡이 있다. "The Cry of The Poor" 가난한 사람들의 통곡이다. 그 노래를 듣는 날은 구원받는 것 같았다. 나는 그 당시 가난한 자였고, 돌아갈 집이 없었다. 외국에서 거액을 내고 온 유학생으로 배부른 소리지만 나는 그랬다. 노래가 나 대신 신에게 기도해 주는 것 같았다. 영혼이 산산이 부서진 삶을 구해 달라고, 두려움을 막을 안식처를 달라고, 저 가난한 자의 통곡을 들어달라고 말이다. 주말에 이 노래를 듣고 한 주 내내 흥얼거리며 다녔다.
Ev'ry spirit crushed, God will save; will be ransom for their lives; Will be safe shelter for their fears, and will hear the cry of the poor.
살면서 처음 목표한 길을 꺾어 돌아갔다.
The Cry Of The Poor(By John Foley)
The Lord hears the cry of the poor.
Blessed be the Lord.
I will bless the Lord at all times, with praise ever in my mouth.
Let my soul glory in the Lord, who will hear the cry of the poor.
The Lord hears the cry of the poor.
Blessed be the Lord.
Let the lowly hear and be glad.
The Lord listens to their pleas; And to hearts broken, God is near, who will hear the cry of the poor.
The Lord hears the cry of the poor.
Blessed be the Lord.
Ev'ry spirit crushed, God will save; will be ransom for their lives; Will be safe shelter for their fears, and will hear the cry of the poor.
The Lord hears the cry of the poor.
Blessed be the Lord.
* 사진 출처는 위에 링크된 The Cry Of The Poor 유튜브 동영상 캡처입니다. 문제가 되면 삭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