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完)
우리가 직접 빚어내야 하는 삶의 의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감독: 다니엘 콴 (Daniel Kwan) & 다니엘 쉐이너트 (Daniel Scheinert)
2022년 개봉
커버 이미지 출처: 다음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영상/포토. https://movie.daum.net/moviedb/contents?movieId=156439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심리학의 이론으로 분석한 글입니다.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멀티버스를 경험하게 되면서 ‘자신의 삶’과 ‘자신의 삶이 될 수도 있었던 또 다른 삶’을 저울질하던 에블린은 드디어 깨닫게 된다. 자신은 포기하며 살아온 게 아니라 선택하며 살아온 것임을. 에블린은 남편 웨이먼드와 함께 할 것을 선택했고, 이민자 신분으로 빨래방을 운영하는 삶을 선택했으며, 딸 조이를 버리지 않고 그녀 곁에 엄마로 남아 있을 것을 선택했다. 거대한 우주의 섭리와 원칙이 그녀로 하여금 이런 삶을 살도록 강제한 것이 아니라 에블린 그녀가 직접 이 삶을 살아갈 것을 선택한 것이다. 자신이 이렇게 힘들고 지치게 된 것은 제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가족들에게도 그 책임이 일정 부분 있지만, 자신의 삶과 그 삶의 궤적을 좀 더 다정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못했던 에블린 자기 자신에게도 어느 정도 그 책임이 있었다.
이미지 출처: 다음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영상/포토. https://movie.daum.net/moviedb/contents?movieId=156439다정한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는 자신의 저서 <떨림과 울림>에서 인간을 우주보다 경이로운 존재라고 칭한다. 인간은 아무 의미가 없는 우주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우주는 그저 물리법칙에 의해 기계처럼 움직이는 차갑기만 한 공간이다. 인간은 무수한 원자로 이루어진 존재일 뿐이다. 호모 사피엔스의 손이 핫도그가 아니라 지금의 손가락으로 진화하게 된 연유를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냥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그러나 인간은 그냥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어버린 삶을 살지 않는다. 사소한 일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차갑기만 한 우주의 공간을 따뜻한 다정함으로 채워나간다.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의미를 부여하면 의미가 있는 것이 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김춘수의 <꽃>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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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스텝이 쓴 <에에올> 영화 분석 다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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