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RINK DIARY
단맛이 가장 많이 당길 때가 언제인가요?
스트레스 때문에, 호르몬 작용 때문에, 그냥 단맛이 좋아서,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서 등등 저마다의 이유로 단맛이 당기고, 단맛을 찾게 됩니다.
저의 경우에는 단 것을 무의식적으로 계속 찾는다 싶으면 우울함의 수치가 꽤 나 높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우울함으로 인한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서인 것 같은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체중의 변화는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하지만 우울함을 깰 수 있게 도와주는 ‘단맛의 틈’이 아직은 필요합니다.
우울함의 끝을 달릴 때는 자기 자신을 끌어 일으키는 것조차 힘듭니다.
아무 의욕도 없고, 먹고 싶은 것도 없고, 그저 허공만 멍하니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또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무의미한 날을 보낸 자신에게 자괴감이 들곤 합니다.
그렇게 반복을 하며 바닥을 치다 못해 지구의 핵으로 굴을 파고 들어가다 보면,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머뭇거리는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한동안은 그 상태 그대로 있다가, 시간을 두고 자신을 마주하기 시작하면서 마음 한구석에 조그마한 틈이 생기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럴 때 그 약간의 ‘틈’을 놓치지 않는다면 절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단맛이 만들어준 틈 사이로 비집고 나오면 뭐 지금까지와 별다를 것은 없지만 일단 한숨 돌리면서 주변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그 고마운 단맛 중 최고는 식혜입니다.
고풍스러운 도자기 그릇에 맑고 투명한 식혜를 담고 그 위에 하얀 밥알을 툭 올리면, 서서히 퍼지는 모습이 마치 봄날의 벚꽃이 바람에 날리는듯한 풍경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릇 안의 풍경을 지그시 바라보면서 천천히 음미하며 느끼는 식혜의 단맛은 달큰 고소한 맛으로 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지면서 짜릿함을 선사합니다.
식혜를 한 모금 한 모금 마실 때마다 1%, 2%, 3% 조금씩 충전되는 배터리처럼 저 또한 충전 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충전된 힘으로 버티다 보면 언젠가는 저 혼자 버틸 수 있는 날도 오겠지요. (웃음)
일상의 무료함과 우울함이 우주 밖까지 널을 뛸 때 식혜 한잔 어떠세요?!
+인스타 연재분을 수정, 보완 작업하여 업로드합니다.
+인스타: @hirondelle_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