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햇빛찬란 Sep 28. 2021

모두의 집을 꿈꾸다

우리 동네, 어느 공부방 이야기 5.

나는 평가의 교육과 운영, 급식을 맡

남자는 회계를 맡았다.

1차 평가는 교육전문가팀이 교육과 운영을 평가하고 2차 평가는 구청 공무원들이 회계와 급식 부분을 평가했다.


나는 1차 평가에서 우쭐해질 만큼 칭찬을 받았다. 이렇게 작고 예쁘고 안정적인 지역아동센터는 처음이라 했다. 아이들마다 포트폴리오를 통해 질적인 평가를 하는 것, 여름 방학과 겨울방학을 캠프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 비폭력대화와 예술치료 등등의 교육프로그램도 훌륭하다며, 지역아동센터의 대안이라며 칭찬일색의 평가가 이루어졌다.


나는, 앞으로 상향 조정되어 지원될 "돈"이 내 손에 주어진 것마냥 기뻤다.


그리고

2차 평가!


남자가 맡았던 "회계"부분은 어차피 내가 손댈 수 없는 부분이었다. 급식이야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끝냈고!

근데 남자는 여느 때처럼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다. 정말 아무것도!


몇 번이나 확인하고 다짐받고 채근하며 준비해야 할 서류 항목을 일러두었건만, 영수증 사본조차 준비하지 않았으니!


남자가 준비해온 건, 오늘 평가와 전혀 상관없는 내가 맡은 부분의 서류들과 아이들 포트폴리오였다.

구청 공무원들은 어이없는 듯 황당해했고, 남자는 진땀을 빼며 굽신거렸다.


운영비로 개인 차 주유비, 자동차 보험료, 집 문짝 수리한 것 등을 지적받고, 서류 준비 미비로 평가불가 판정이 났다. 동시에 남편과 내가 밤을 새우며 준비했던 시간들은 무의미한 것이 되었다.

이전 04화 모두의 집을 꿈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