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어떻게든 이어집니다.
가슴이 누군가를 가리키며 그 사람이라고 말한다. 몰랐던 세상을 알게 해 주고 속에 숨겨져 있는 삶의 조각들을 이어주며 가슴의 구멍을 조금씩 채워 나간다. 사람은 항상 누군가를 만나고 그 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힐링을 받기도 하며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우리 만난 적이 있나요에서 남자 주인공 은교는 무명의 사진작가다. 우연하게도 이번 주에 은교가 떠났던 안동으로 가야 할 일이 생겼다. 이상하게 우연이 반복되는 이성이 있다. 희한하게도 서로의 생각이 공유되고 그 아픔을 공감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연결된다고 생각하는 여자 인우는 심장병을 앓고 있다.
작년까지는 경상북도의 일부만 탐해보았지만 올해는 경상북도 전체를 탐하는 여행을 자주 하게 될 예정이다. 물론 울산광역시의 경우 경상북도가 아닌 독립된 지자체로 존재하기에 갈 일은 없을 듯하다. 사진작가로 사진을 찍지만 딱히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은 은교에게 강사 자리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안동으로 떠나게 된다. 안동은 자신이 끊임없이 꾸었던 꿈의 장소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곳에서 우리 만난 적이 있나요라는 말을 할만한 여자 인우를 만나게 되지만 그는 인우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 그가 서운하지만 그와의 재회가 반갑기만 하다.
시간은 기억을 지우고 흐리게 만들 수는 있지만 가슴속의 심장은 누군가를 기억한다. 인간은 머리로 기억하고 생각하지만 왜 가슴이 아프고 시린지에 대해서는 쉽게 설명하기 힘들다. 이 영화는 판타지 로맨스로 450년 전 만났던 남녀가 현세에 다시 태어나 그때의 사랑을 잊지 못하고 다시 만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택을 좋아하기에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배경들이 익숙하면서도 반갑기도 했다.
가슴이 시리고 아프고 애잔하지만 사람은 그걸 딛고 나갈 때 감성이 더 풍부해진다. 윤소이는 대부분 강단 있는 역할을 소화했지만 이 영화에서는 여리지만 그것을 밝은 표정으로 덮으면서 남자에게 다가가는 역할을 소화해낸다.
스치는 인연 속에 사람들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경솔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1998년 안동 이응태의 무덤에서 남자의 미라와 원이엄마의 편지가 발견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던 영화는 시리면서도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다. 뭐 영화는 극장도 제대로 잡지 못해 상영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내려갔지만 이번에 안동으로 가게 되면 조금은 감성 돋는 사진을 찍어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