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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12. 2019

갓김치

의도치 않게 김장한 느낌

작년에 김치를 담그면서 갓을 구입해본 적이 있었지만 올해 여수 돌산갓을 보고 그 갓은 작은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돌산갓은 그 크기나 분위기가 남달라 보인다. 매콤하면서도 갓 특유의 맛과 향이 독특하고 감칠맛이 나는 게 묵혀서 먹으면 입맛을 돌게 하는데 갓 특유의 냄새 덕분에 익고 나면 젓갈 냄새가 나지 않는 특징이다. 

갓을 이렇게 많이 구입해본 것은 처음이다. 미니 배추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갓이 상당히 크다. 갓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잘 씻으면서 다듬으면서 물에 소금을 풀고 절여주기 시작하면 된다. 

갓이 너무 많아서 절이기 위해 동원될 수 있는 것이 모두 동원되었다. 아이스박스가 갓김치 절임 용도로 사용될 것이라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지만 뭐 나름 나쁘지는 않다. 갓이 너무나 많아서 이번 갓김치는 세 개의 버전이 나왔다. Ver1. (청양 고춧가루+다래+부추), Ver2. (화성 고춧가루+매실+부추), Ver3. (화성 고춧가루+매실+세발나물)로 구분해볼 수 있다. 가장 매운 것은 버전 2이고 그보다 덜한 것은 버전 3, 살짝 달달한 버전이 버전 1이다. 

자 버전 1이 완성이 되었다. 이 통은 지인에게 가져다주었다. 잘 익으면 살짝 달달하면서도 고소한 느낌이 날 것 같은 갓김치다. 

다시 갓김치를 담그기 시작했다. 갓김치의 기본양념은 대파, 마늘, 멸치액젓, 참치액, 고춧가루, 민물새우, 매실액, 생강가루, 건고추, 양파 등이다. 분량은 느낌으로 넣었기에 양이 얼마라고 말하기는 좀 애매하다. 

집에 있는 믹서기가 고춧가루를 맨 먼저 넣은 덕분에 장렬히 산화하고 지인에게서 빌려온 믹서기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이번에는 고춧가루는 그냥 섞기로 한다. 


참깨 등을 넣고 잘 만들어보니 양념의 색감이 훌륭해졌다. 중국산으로 만들면 이런 색감이 나오지 않는다. 화성에서 구매해온 고춧가루는 태양초로 1kg에 40,000원 정도다. 바다 기후의 알칼리성 및 토사질 토양에서

자란 엽채가 부드럽고 향과 맛이 좋다. 여수 돌산갓이 유명한 이유가 단백질 함량이 일반 채소에 비해 높고 비타민도 풍부하다. 

갓김치를 담그고 양념이 좀 남았을 때 남은 갓을 모두 넣고 마치 김장할 때 겉절이 하는 것처럼 만들어보았다. 오늘 아침에 식탁에 놓고 먹었는데 아삭아삭하면서도 고소하고 매운맛이 괜찮았다. 갓김치가 잘 익으면 갓김치 찌개를 한 번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일반적으로 갓은 세계 전 지역에 분포되어 재배되고 있으나 원산지는 중국으로 용도에 따라 유료, 향신료, 채소용 등으로 다양하다. 돌산갓은 털이 전혀 없고 색깔도 배추와 똑같은 녹색을 띠며 줄기와 잎이 다른 지역의 갓보다 훨씬 크면서도 연한 것이 특징이다. 돌산갓은 섬유 성분이 적어 조직이 부드러우며 단배질 함량은 다른 채소류에 비해 높은 편이고 특히 우리의 주식인 곡류에 부족되기 쉬운 무기질, 비타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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