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Nov 11. 2019

자연의 길, 가을의 길

살기 좋다는 문경 도장산 걷기

속리산과 도장산이 맞닿는 곳은 그렇게 살기 좋은 공간이라고 한다. 그곳에서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분위기만큼은 좋은 곳이라는 것은 안다. 가을이라 그런지 몰라도 가는 곳마다 막히고 차량은 엉거주춤하면서 느릿느릿 꼬리에 꼬리를 문다. 우연히 위로 가는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가다가 차량이 제대로 막히는 경험을 해보았다. 이런 때는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보다는 숨겨진 가을 명소를 가는 것이 더 좋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 홀로 가을을 만끽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가 선물을 해준 듯한 느낌이 들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어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러고 보니 폴허 교수의 연구결과에서 미래를 창조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의욕도 많고 아는 것도 많은 사람이라고 한다.  무언가를 변화시키기 위한 자신에게 계속 동기를 부여하는 사람은 그 동기가 모여 큰 물줄기를 이루게 된다.  

문경의 수많은 산중에 하나인 도장산은 827미터의 산으로 경북 서북부 백두대간 자락에 숨은 명산으로 택리지에서 청화산과 속리산 사이에 경치 좋고 사람 살기 그만인 지역이라고 말하는 산이기도 하다.  

지역마다의 향기가 있고 사람마다의 향기가 있다. 마땅히 자신의 향기가 더욱 진하게 퍼져 나가는 곳, 자신의 색깔이 더욱 선명하게 빛을 발하는 곳에 자리하는 것이 좋다. 다른 사람의 향기가 좋아 보인다고 해서 그 향기를 따라 하면 자신의 향기가 아닌 것이다.  

사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명소도 여럿 있지만 조금 멀리 떨어진 문경의 명소는 사람이 없어서 좋다. 자연의 길,  가을의 길을 그냥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으니 이것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도장산이 만들어낸 계곡은 앞에 천이 내려다보이고 깊숙하고 아늑하면서도 멀리 트여 있으면서 산기슭과 바위들이 선명한 곳이다.  

단풍나무에서 단풍잎을 두 개 따 보았다. 언젠가는 떨어지겠지만 무르익은 단풍과 아직 설익은 단풍을 따 보았다. 가을이 되어 기온이 0℃ 부근으로 떨어지는 입동에 가까워지면 나무는 엽록소의 생산을 중지하고 잎 안에 안토시아닌을 형성하여 붉은색으로 변한다. 올해도 자연 속에서 할 일을 하고 떨어지기에 단풍의 매력이 더한 것이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대상 영속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