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월방산 자락의 고대국가
문경과 맞닿아 있는 도시의 상주시에는 사벌국면이라는 지역명이 지금도 존재한다. 사벌국면의 사벌국은 고대국가의 그 이름으로 신라가 사벌국을 멸망시키며 사벌주로 복속시켰던 그 시대로 올라갈 수 있다. 사벌국이라는 국가는 현재까지 자료가 남아 있어서 상주와 문경 일대에 영역을 두고 있었던 국가로 추정을 하고 있다. 사벌국면에서 위로 올라가면 영순면과 산양면이 나오는데 산양면에는 월방산이라는 조금 독특한 산이 있다.
수십 년을 사는데도 큰 변화가 있다는 요즘에도 역사를 찾아가는 여행은 마치 시간을 되돌아가는 느낌을 받게 해 준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사벌국이라는 고대국가의 이름과 함께 멸망 당시 상황을 기록하고 있다. 문경의 월방산은 사벌국의 북쪽 끝의 영역의 경계로 추정되는 곳이다. 후백제 견훤이 태어난 곳이 남겨 있는 문경에는 후백제 견훤의 아버지인 아자개가 말년을 보냈다는 사벌산성이 있다.
돌들이 그냥 놓여 있는 것 같은데 이름을 정해서 그 의미를 부여하니 그렇게도 보인다. 다양한 동물이나 형태에서 따온 이름들이다. 삼국시대 이전에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다고 알려진 고대국가의 사벌국은 어떤 국가였을까.
4월이 되면 월방산에는 볼천사가 산신제와 진달래 축제를 여는데 올해는 그 축제 역시 건너뛸 예정이다. 월방산의 산신제는 무려 천년 간 이어져왔으니 사벌국과 완전히 무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산악신앙은 불교가 이 땅에 자리잡기 이전에도 있어 왔기 때문이다.
곳곳에 기기묘묘한 바위가 자리하고 있는 월방산은 문경의 주산은 아니지만 문경만의 색다른 풍경을 가진 여행지이기도 하다. 월방산은 하늘이 열리고 땅이 생길 때 백두가 솟구쳐 맥을 이루어 배달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라고 알려져 있다.
봉천사의 앞마당으로 오니 바위 위에 위풍당당하게 소나무가 아래로 내려다보고 있다. 월방산은 운달의 한 지백으로 높은 언덕 위에 사방을 볼 수 있는 봉천대가 있고 그 아래 봉천사가 자리하게 되었다.
월방산에 자리 잡은 봉천사는 미륵불이나 석가모니보다 단군의 신앙과 더 가까운 사찰이다. 봉천사로 들어가는 길은 구불구불한 길을 통해 올라가야 하는데 마치 바위가 이곳저곳에서 튀어나온 듯이 색다른 모습을 지나오면 병풍처럼 쳐놓은 바위가 뒤에 있고 그 앞에는 조그마하지만 한옥의 매력이 살아 있는 정자 병암정이 남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