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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는 것

보령 충청수영성 탐방로

여행지는 그속에 들어가서 보는 것과 나와서 보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다. 항상 충청수영성은 오천항을 내려다보며 그 주변을 걷는 것으로 시작하고 다시 석문을 나오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어왔다. 우연하게 다시 찾은 충청수영성에서 멀리 길이 만들어진 것을 보고 돌아서 걸어보았다. 일명 보령충청수영성 탐방로이다. 처음 충청수영성을 왔을 때란 올해 찾아가 보았을 때의 시간 차이는 10년에 가깝다. 그 시간 속에 많이 정비가 되었고 새롭게 건물이 복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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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이라는 드라마가 촬영되었다는 표지판이 보인다. 아~ 이런 드라마도 있었구나 하면서 검색을 해본다. 작년에 방영했던 KBS 드라마였다. 동백꽃 필 무렵이라 하면 겨울일 텐데 겨울에 피는 동백꽃은 사랑을 상징하기도 한다. 아마도 겨울같이 마음이 차갑거나 갇혀있던 주인공이 상대방을 만나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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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수영성의 오천 수영 관아는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136호, 내삼문은 제210호, 장교청은 제411호, 진휼청은 제412호로 지정이 되어 있다. 이 시기에는 드문드문 심어져 있는 나무들이 마음껏 잎들을 펼쳐 보이고 있어서 에너지가 넘치는 것이 좋다.

성벽길을 걸어서 내려가면 저 건너편으로 갈 수 있는 충청수영성 탐방로가 있다. 이제 보령의 여행코스로 탐방로를 하나 더 추가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아직까지 탐방로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아서 성벽길만 걷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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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으로 들어오면 밭농사를 짓는 곳 옆으로 자세히 살펴보면 조성된 탐방로를 발견할 수 있다. 현장체험 교육을 통해 역사란 살아있는 학문, 경험하는 학문이라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탐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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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올라가서 위쪽으로 다시 걸어서 올라가 본다. 걸어가면서 임진왜란 당시 충청수영성을 지휘하였던 충청수사 최호를 떠올려 보았다. 군산에서 태어났기에 그곳에 최호장군은 기리는 공간과 묘소가 있다. 최호장군 역시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과 함께했지만 그 전의 충청수사 정걸 역시 이순신이 전라좌수사였을 때 합류하여 참전했던 적이 있다. 그가 1593년 전라도 방어사로 임명되면서 최호가 충청수사로 이곳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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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하면 관광도시의 이미지가 크지만 역사적인 장소들도 적지 않다. 보령 역사여행 1번지로 충청수영성 탐방로를 생각해본다. 이제 조그만 더 걸어서 올라가면 멀리 충청수영성이 건너편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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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나이에 급제하여 31살 적은 나이에 전라좌수사로 올랐던 이순신을 적극적으로 보좌하며 수군의 승리에 보탬이 되었던 정걸의 당시 나이는 팔순에 가까웠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은 그를 통해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이정표를 조금 더 잘해두면 좋을 탐방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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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건너편에 자그마하게 보이는 멀리 보이는 충청수영성은 충청도 서해안 지역에 위치하여 한양으로 가는 조운선(漕運船)을 보호하고 왜구 침탈을 방지했고, 근대에는 이양선을 감시하는 등의 역할을 했던 곳이다. 해안선으로 이어진 성곽은 축조 당시의 그 모습을 대부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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