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의 자기 인식은 정확하다고 볼 수 있을까.
다른 국가보다 한국인들의 신분상승에 대한 욕구는 남다르다. 특히 계층상승을 넘어선 돈에 대한 관심과 탐욕은 남다르다. 특별한 기술적 혁신이나 실질적인 사용 목적이 아무것도 없는 밈코인에 대한 투기를 가장 많이 하는 사람들이 한국인들이라고 한다. 즉 일반적인 방법으로도 계층상승을 얻을 수 없다면 어떻게라도 기회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계층 제도에 대한 한국인들은 그렇게 신뢰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또한 간판과 유명세에 대한 신뢰는 신기하게 높다.
100여 년간에 걸쳐서 한국인들의 신분체계는 거의 완전히 파괴되다시피 변동이 있었다. 일본에 부역하는 사람들이 그 대가로 얻은 지위와 경제적 이득 외에 나머지 국민들은 거의 비슷한 위치에서 살아왔다. 광복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여전히 일본인들이 만들어놓은 제도에 영향을 받았으며 한국인들의 온전한 정부가 수립이 되었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성장률을 대가로 수많은 사회기반시설은 민간의 영역에 맡겨두었다.
한국인들의 자기 인식은 과대평가되는 경향이 다분하다. 자신이 그런 위치에 올라있지 않으면 유명세 있는 타인을 인용해서라도 자신의 위치를 올리려고 한다. 한국사람들처럼 유명한 타인(그것도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을 인용해서 대화를 이끌어가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자신의 가치는 과대평가하는 반면에 대화의 주체가 자신이 아니라 타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너무나 큰 나머지 다른 사람의 돈 번 이야기에 너무 관심이 많다.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해서 바뀔 것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만나면 그런 주제의 이야기만 한다.
어떻게든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비싸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소비한다. 소득 수준과 비교해서 수입차와 명품을 많이 소비하는 것을 보면 그만큼 자신의 위치가 돈과 연관이 되어 있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닐까란 생각도 든다. 사람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스스로가 걷는 방향으로 계속 걸어간다면 불완전하고 불공평한 상황에 있는 세계를 점점 개선할 수 있다고 확신하면서 살아간다. 한국인은 알맞은 위치를 갖게 된다는 꾸준한 노력에 의해 갈길을 걸을 수 있다는 신념을 표방한 것은 지금까지의 사회적 체험에 의해서 그들 속에 뿌리내린 삶의 경험에 근거한 것이다.
한국인들은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조금은 가까워진 사람에게 사회적 위치를 점하기 위해 필요하지 않은 질문을 던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 경향이 희석되면서 가진 것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즉 겉으로 보이는 것을 통해 성별이나 연령등을 넘어선 것을 누리려고 한다. 가족을 기반으로 하는 유대관계는 점점 희석이 되어가고 있다. 세대나 성별, 연령에 따라서 자기에게 알맞은 위치를 차지하는 것도 점점 사라질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한국에서는 세대 간의 갈등이나 성별에 대한 갈등도 사라지지 않고 다른 형태로 더 극단화되는 경향도 있다.
자신의 위치라는 것은 결국 사회 속에서 혹은 가정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결정이 된다. 위치는 무언가로 규정되는 잣대가 없으면 알 수가 없다. MBTI도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사회적 지위에 따라서도 계속 바뀌게 된다. 즉 사람은 자신이 처한 위치에 따라 얼마든지 자신감이 높아질 수도 있고 낮아질 수도 있다. 사람은 낯선 환경에 놓인 것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남자의 경우 여자들이 많은 곳에 쉽게 가지는 못하는 반면에 여자는 남자들이 많은 곳에 쉽게 간다. 남자는 여자보다 사회적 지위에 민감하다. 그런 상황에 놓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그래서 아무리 똑똑한 남자라도 군대와 같이 생소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바보처럼 변하기도 한다.
자신의 위치를 찾는다는 것은 적당한 행동에 의해 끊임없이 서로 인식해야 하는 상하의 차이는 단순한 계급의 차이는 아니다.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관계형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상대적 위치에서 결정이 된다. 수많은 크고 작은 상황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조정이 되어야 하지만 왜곡된 사회에서는 그 선택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사회적으로 을의 위치에 서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갑의 위치에 있다고 해서 혹은 우월해 보이는 위치에 있다고 해서 모든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한국이 합리적이면서 바람직한 길로 나아가고 있는지는 알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나고 봐야 알 수 있지만 지금 한국은 과도한 자신의 위치 찾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 결국 개개인에게도 과도한 비용이 지불하게 하지만 사회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생산적이지 않으며 매우 소모적인 부분에 큰 비용을 지불하게 만든다. 이제 과거의 기준과 가치에서 벗어나서 개개인이 자신의 제대로 된 위치 찾기를 통해 한국만의 가치관을 만들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