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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심장 May 22. 2024

엄마의 이름으로 퇴사 전까지 성실 출근!

해고 통보 스물 세 번째 날

내 이럴 줄 알았....


분명히 이번주부터 일을 하나도 안 줄 거다!라고 했지만, 일이 없을 리가 있나... 밀려드는 처리 건으로 혼자 남겨질 후임이 안쓰러워 이래저래 계속 상황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코칭하고 현장에서 터지는 일들을 해결하고 나니 하루가 간다.


여전히 프로덕트는 업데이트가 진행되고, 나는 그래도 후임이 커버하기 힘든 업무를 사부작 사부작 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제 끝이 정해진 시점이 되니, 더 일을 하기 싫어지는 건 어쩌면 인간의 본성이려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엄마의 이름으로 성실 출근한닷!




퇴사 이후를 하나씩 준비해 보고 있다. 난 뭘 하고 싶은 걸까.

일단 바로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할 생각을 접었다. 생각보다 나는, 많이 지쳐있었구나 싶은 컨디션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부모님도 일단은 조금 숨 돌려라- 당장 다음 달 월급 없으면 죽는 것도 아니라면(실업급여 & 퇴직금 이야기다), 이라고도 하시니 잠시 숨을 좀 돌려보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안 그래도 계속 관심이 있었으나 제대로 공부해 보거나 끄적거려 볼 수 없었던 SQL이나 파이썬을 좀 들여다보려고 한다. 지난번에 날림으로 공부했던 서비스 기획도 남았고... 일단 바다에 가서 동동 떠 있어 볼까, 1박 2일이라도.라는 생각도 있다.


아이들은 전 남자친구가 돌봐줄 수 있다고 하니, 믿고 안심하며 여행할 수 있다.


그는 내가 아이들을 학대나 분실에 대한 우려 없이 완벽하게 믿고 맡길 수 있는 세상 유일한 사람이다.
그건, 이미 아이들이 증명했고.


며칠 전 선물이 있다며 넘긴 그림인데, 미드 저니를 간간히 다루는 x-남친인지라 무심코 예쁘다. 했건만 한 달 반 걸렸단 말에? 이게? 했다가 손으로 그렸단 얘기를 듣고 놀랐다. 그리고 그 정성에 말을 잠시 잃었다.


내가 잠시 궤도에서 흔들려서 악쓰고 마음 다치고 아랫입술을 꽉 물며 싸울 준비를 하는 동안에도, 나를 둘러싼 많은 사람들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염려하고 부디 무사하기를 기원해주고 있구나. 내가 느끼든, 느끼지 못 하든.이라는 생각이 들자 조금은 눈물이 날 것도 같았다.


이 사태가 터진 후 눈물이었다.

그리고 이제 영업일 기준 8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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