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사실 나는 것보단 아프지 않게 떨어지는 법을 배운다 말할 수도 있겠다

by 황훈주

아이는 언젠가 자신이 날 수 있을거라 믿었다.

그의 나이는 11살.

알만큼 알 나이였지만 동시에 어느정도 동심이 남아있는 마지막 나이였다.

아이의 이름은 현.

아이는 홀로 있을때면 높은 곳에 올라가 자신이 만든 날개를 등에 이고 나는 연습을 했다.

엄마가 천 쇼파를 빨아 둔 날엔 쇼파 조각 메트릭스를 쌓아 올리고 그 위에 올라갔다.



아이는 언젠가 자신이 날 수 있을거라 믿으며 비행 연습을 매일 잊지 않았다.

사실 나는 것이라기보단 아프지 않게 떨어지는 법을 배운다 말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는 자신이 덜 아프게 떨어지면 그만큼 자신의 비행 실력이 늘고 있다고 믿었다.

놀이터에서, 침대에서, 학교 운동장 조회대에서, 아이는 몇 번이고 비행 연습을 했다.



아이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다.

“너 왕따야” 라고 말하는 친구는 없었지만 현은 분명 왕따였다.

학교에 갈 때도 혼자 갔고, 밥도 혼자 먹었고, 집에 혼자 왔다.

아이에겐 누군가와 함께 다닌 적이 없었기에 혼자가 당연했다.

“야. 저리 비켜!”

한번은 학교 앞 공터에 아이들이 몰려 있었다.

현은 무슨일인지 궁금해 아이들 틈바구니에 함께하려 하자, 아이들이 그를 밀쳤다.

“넌 냄새난단 말이야.”

현은 놀라 자신의 옷에 코를 박았다.

아이는 무리에 끼지 못해 멀리서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이들이 모인 이유는 병아리 때문이었다.

늙은 노인이 형형색색 병아리를 가져와 팔고 있었다. 한 마리에 1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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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들은 귀엽다며 키우겠다 가져갔지만 몇몇 남자 아이들은 병아리를 가지고 쉽게 장난을 쳤다.

던지고 받고, 날개를 잡아 들고, 모래를 끼얹기도 했다.

아이들의 흥미는 쉽게 옮겨갔고 그들이 지난 자리엔 몸을 파들파들 떠는 병아리 한 마리가 남았다.

“너도 날면 도망갈 수 있어.”
현은 그 병아리를 앉고 집으로 갔다.



“뛰어봐! 어서!”

어느때와 동일하게 학교 운동장 조회대에서 날기 연습을 하고 있던 중, 반 친구들을 마주쳤다.

아이들은 심술을 부렸고, 현에게 어서 뛰어 보라고 했다.

“아직 다 연습이 되지 않았어.”

현이 말했다.

“걱정마. 독수리는 새끼를 절벽에 밀어서 나는 걸 가르친다고.”
아이들은 낄낄거리며 현을 끌고 자기 반으로 데려갔다. 그리곤 창문으로 현을 밀며 뛰어내리라고 했다. 학교는 4층까지 있었고, 5학년 반은 3층이었다.

“어서 뛰어봐. 뛰면 널 친구로 인정해줄게.”

아이들이 말했다.

“난 너희들이랑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없는걸?”
현은 진심이었다.

“그러면 널 못살게 굴겠어.”

아이들은 현을 창문에서 밀었다.

현은 그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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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것보다 땅에 부딪힐 때 소리는 크지 않았다.

아이는 자신의 팔이 부러졌단걸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만약 나는 연습을 하지 않았더라면,

더 큰 사고가 날 수 있었다고 아이는 믿었다.


‘내가 다쳤다면 저 애들이 크게 혼날 수 있었을텐데.’

아이는 처음으로 나는 연습한 것을 후회했다.

죽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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