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무의미하다고 했지
그래 남는 건 발자국 정도지
기껏해야 중요한 건
움푹 팬 깊이 정도겠지
왼쪽으로도 갔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돌았다가
넌 두 방향뿐이 없다는 것에
늘 속상해했지
깊이 또 깊이
그렇지만 세상은 너무 단단해
껍질의 의의는 지키는 데에 있데도
넌 늘 그 얄팍함을 비웃었지
알을 벗어나려는 새의 몸부림을
가라앉는 돌멩이라도 되는 양
멍하니 쳐다보곤 했지
단단할수록
깊이 또 깊이
파란 하늘을 보고도 가슴을
텅텅 내리치던 건,
무언가 깨부수기라도 하려는 양
둔탁하게 쳐대던 이유는
흠뻑 젖어 있기 때문이었을까
물방울은 깨어지지 않는다는 걸
너는 금세 깨닫고선
입을 닫았고
가슴은 바닥을 기고
자꾸만 속상해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