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기
습하고 더운 여름 한가운데서,
나는 잠시 길을 잃었다.
어디로 가는 중이었더라,
여행을 다녀왔고, 그 여운은 다 가시지 않았는데
현실은 무심하게도 제자리에 돌아와 있다.
마음도, 다짐도, 현실감각도 모두 둥 둥 둥.
부유하는 것처럼, 뿌리가 닿지 않는 시간.
기분이 이렇게 공중에 있을 때는
억지로 끌어내리지 않기로 한다.
대신 오늘 하루를 조급해하지 않고,
작은 성취 하나를 붙잡는다.
책 한 권의 첫 장을 넘기거나,
미뤄둔 설거지를 시작하거나,
마음속 무게를 한 줄로 써 내려가는 일.
그렇게, 땅에 발을 딛는 연습.
here and now.
여전히 하루하루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법을 배우는 중인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