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달리는 이유와 달리기를 통해 배운 것들(프롤로그)
나는 달린다. 매일 달린다. 매일 아침 운동화 끈을 동여매고 힘차게 달린다. 달리는데 거창한 이유 따위는 없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하여 그냥 달린다.
나는 2022년 10월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 당시 나의 신분은 군인이었다. 스물일곱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입대한 나이 많은 병사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지극히 평범한 20대 후반의 남성이었다.
이 글은 특별한 거 하나 없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늦게 군대에 입대한 20대 후반 남성이 군 복무 중 풀코스 마라톤 완주를 한 이야기다. 이전에 운동경력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오히려 입대 당시 체중은 평소보다 10kg이나 더 나갔으며, 군대에서 처음 달리기했을 때에는 3km도 채 못가 포기를 하였다. 이랬던 나 자신이 어떻게 전역하기 전에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하게 되었는지 그 시작과 끝을 담은 이야기, 그리고 달리기를 통해 얻은 경험과 감정들을 전달하려고 한다.
마라톤 완주가 누군가에게는 별일 아닌 지극히 평범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에게는 자신과 상관없는 그저 먼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나도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마라톤을 뛸 거라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다. 내 인생에서 42.195km 풀코스 마라톤 완주를 하리라고는 더욱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내 생각과 태도는 바뀌었다. 전역하기 전에 풀코스 마라톤 완주를 하겠다는 목표를 처음 말했을 때, 많은 사람이 불가능할 거라고 이야기했지만 나는 도전했고 해내었다. 평범한 20대 남성이 군 복무 중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준비하여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한 이야기를 접함으로써, 누군가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품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