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탑골공원과 뚝딱이의 재림
요 근래 가장 핫하게 2030을 달궜던 주제가 무엇인가 꼽으라면 이른바 '온라인 탑골공원'으로 불리는,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 인기가요 무대 영상의 부활이 아닐까 한다.
2030은 지난 추억 속 노래들, 가장 찬란하게 빛나고 있던 그때 그 시절의 가수들을 유튜브를 통해 다시 만나며 뜨겁게 열광하고 환호하고, 공감을 나눴다. 때 마침 다시 만난 핑클과의 캠핑 여행은 또 어떠했는가.
세대별로 EBS 어린이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캐릭터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프로그램이 방송되며, 우리는 흥미로운 광경을 목격했다. 우리의 어린시절을 책임졌던 친구인 뚝딱이는 어느덧 신참 캐릭터들 앞에서 말 끝마다 "나 때는 말이야..."를 입에 달고 다니게 된 고참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 광경 속에서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교차하는 것을 느꼈다. 뭐랄까, 영화 '인사이드 아웃' 속 빙봉의 사라짐을 볼 때의 감정 혹은 '토이 스토리'에서 어른이 된 앤디의 손에서 다른 아이에게로 보내지는 우디를 볼 때의 감정이랄까.
뚝딱이는 더 이상 어린이들의 친구가 아니다. H.O.T는 해체 되었고, 영원히 요정일 것 같았던 핑클 멤버들은 모두 결혼을 했다. 이정현은 더 이상 테크노 여전사가 아니고, 장나라도 떠오르는 신인 가수가 아니다.
과거를 그리워하는 방식은 다양하며, 어느 세대든 자신의 과거를 그리워 하는 것은 보편적이고 매우 자연스러운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나 더 추억할 과거가 많은 윗세대들에 비해 유독, 아직 한창 젊은 세대인 우리 2030 사이에서 지난 과거를 곱씹는 콘텐츠들이 연달아 열풍을 일으킨다는 것에 의문이 남는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회귀를 꿈꾼다. 행복했던 과거의 감정들과 따뜻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는 회귀의 본능. 자연으로의 회귀, 고향으로의 회귀, 부모 품으로의 회귀, 지난 시절로의 회귀...
대개 많은 사람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 때 깊숙한 곳으로 밀어 두었던 마음의 고향(사람들마다 그게 무엇인지는 다 다르겠지만)을 꺼내며 회귀의 본능을 떠올린다. 쉽게 말해 삶이 팍팍할 때 그렇다는 거다. 즉, 지금의 청년세대들에게 이러한 본능이 발현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삶이 팍팍하고 고단하다는 반증일까.
과연 무엇이 우리의 삶을 팍팍하고 고단하게 만드는 것인가.